마술사 최현우가 오는 12월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매직 콘서트를 연다. 셜록 홈즈를 테마로 한 스토리가 있는 마술쇼로 한 편의 뮤지컬 혹은 아이돌 공연 관람 못지 않은 다양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진제공|라온플레이
한 편의 뮤지컬 관람하는 듯한 스토리
막판 ‘플라잉 매직’은 공연 하이라이트
아이들을 데리고, 어르신을 모시고 볼 만한 공연으로는 서커스와 마술쇼만한 게 없다. 누구나 좋아하기에 공연에 초대한 동반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게다가 요즘 마술쇼는 확실하게 진화했다. 어쩐지 추억장사로 쇠락한 느낌을 주는 서커스와 달리 마술쇼는 최첨단 IT장비와 특수효과로 무장하면서 어지간한 뮤지컬이나 아이돌 그룹 콘서트 뺨치는 세련된 재미를 선사한다.
최현우의 마술쇼는 그래서 타이틀도 ‘콘서트’다. 12월 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절찬리 공연 중이다. 관객이 몰리는 주말 공연은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공연의 정식 타이틀은 ‘최현우의 매직콘서트 더 셜록-553번가의 비밀’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금의 명탐정 셜록 홈즈가 주인공이다. 최현우는 셜록 홈즈로 분해 관객과 함께 살인범을 쫓는다.
● 영화 ‘그래비티’의 공중유영이 무대에서 펼쳐지다
한 편의 뮤지컬을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살인범을 추격한다는 줄거리를 뼈대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곳곳에 삽입했다. 카드와 같은 가벼운 소품부터 무대를 압도하는 중장비까지 최현우의 마술도구는 한계가 없다. 록그룹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강렬한 음악과 조명도 마술효과의 최대치를 뽑아내는데 단단히 한몫한다. 실제로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단편극처럼 진행되지만 노련한 작가가 쓴 소설처럼 길목마다 복선이 깔려 있다. 전반부의 마술이 후반에 중요한 실마리로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 ‘마술은 쇼’라는 사실에 의심마저 가게 된다.
대형 물체(어떤 것인지는 알려드리지 않는다)가 순식간에 깜짝 등장하는 일루전 매직, 관객과의 심리전을 통해 하나 하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멘탈 매직은 최현우가 왜 ‘최현우’ 인가를 깨닫게 한다.
막판에 선보이는 플라잉 매직은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 마치 영화 ‘그래비티’에서 산드라 블록이 보여준 우주유영의 판타지같다. 사람이 공중에 뜬 깃털처럼 느릿느릿 날아다닌다. 와이어 같은 것은 전혀 발견할 수 없다.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미녀 도우미들이 들고 나타난 커다란 링을 통과하고, 심지어 뚜껑이 덮인 유리상자 속에서도 둥둥 떠다닌다.
● 공연장에는 가급적 10분전에 입장을
‘보안’이 중요한 마술쇼의 특성상 더 이상의 소개는 스포일러의 오명을 쓸까 두렵다. 최현우의 매직콘서트는 10년 이상 이어 온 브랜드 매직쇼다. 올해만 해도 지난 2월 창원을 시작으로 전국 20개 도시를 돌며 공연했다.
마지막으로 관람 팁 하나. 공연장에는 최소한 10분 정도 일찍 입장하는 것이 좋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객과의 아기자기한 ‘놀이’가 진행되는데, 이 재미가 본공연 못지않게 쏠쏠하다. ‘마술사’ 최현우는 물론 ‘배우’ 최현우를 발견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아참, 최현우 씨! 딱 하나. 마지막 가방마술의 비밀만큼은 저도 눈치 챘습니다. 나머지는 눈이 네 개라 해도 전혀 모르겠더군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