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K리그 수원만이 녹일 수 있다

입력 2013-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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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선수들. 스포츠동아DB

■ 관중수 1위가 수원의 존재 가치는 아니다

올 48억 이어 또 30억 삭감 소식에 우려 목소리


수원 삼성의 올 시즌 점수는 낙제점이다. K리그 클래식과 FA컵 타이틀은 일찌감치 놓쳤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못 땄다. 실패였다.

그래도 열기는 지켰다. 수원은 홈 18경기에서 33만1237명의 관중으로 1위다. 경기당 1만8402명. 홈 19경기 31만5540명을 끌어들여 경기당 1만6607명을 찍은 2위 FC서울과 격차도 크다. 총 관중 백분율로 보면 수원의 관중 점유는 16.8%에 달한다. 희망은 또 있다. 지겹던 ‘뻥 축구’와 이별이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짜임새 있는 패싱 플레이로 ‘볼만한’ 축구를 만들었다.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영건들을 전열에 포함시켜 새 판을 짰다.

하지만 수원이 할 일은 관중 1위, 유소년 정착만이 아니다. 수원은 모든 부분에서 K리그 리더였다. 성적 역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처럼 맨 꼭대기였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최근 축구계 소식들은 우울하다. 겨울이적시장은 열리기도 전에 벌써 얼어붙었다. 선수 공급은 있는데, 정작 수요는 없다. 돈이 없어서다. 대부분 팀들이 모기업으로부터 운영비 삭감과 동결을 통보받았다. 이미 올 시즌 운영비 중 48억원을 삭감한 수원은 내년에도 30억 원을 또 줄인다. 선수 10여 명이 추가 정리된다. 수원은 고종수 코치와 김대의 스카우트가 브라질에 머물며 용병을 물색하지만 몸값 이견이 커 영입이 어렵다.

사실 수원 구단의 모기업 삼성전자와 불경기는 거리가 멀다. 일각에선 올해 초 팀별 연봉순위가6 공개된 후 “연봉 1위는 곤란하다”는 이야기가 삼성전자 내부에서 나오며 운영비 삭감이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수원이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연봉이 높아 삭감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수원이 나서야 얼어붙은 K리그 시장도 살린다. 팀도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엮을 수 있다. 총 관중 1위 수원 응원단은 ‘바뀌고’ ‘희망찬’ 팀 외에도 ‘성적도 좋은’ 수원을 볼 자격이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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