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는 “연애 하고 싶은데, 안 생겨요“라며 “연애에는 소극적이라 많이 대시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지동철에 대한 연민이 컸지만 그냥 작품이 좋았어요. 기구한 사연을 갖고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강렬한 이야기의 힘을 믿었죠.”
이번 영화에서 공유의 대사는 다 합쳐도 A4 용지 2장 분량 정도. 주체격술, 카체이싱, 암벽 등반, 한강 낙하, 스카이다이빙 등 다양한 액션을 펼치며 몸으로 연기하고 눈빛으로 감정을 발산했다.
“대사보다 지문이 더 많았어요. 감정연기가 힘들지 않았냐고요? 몰입은 쉬웠던 것 같아요. 지동철은 오로지 복수를 위해 달려온 인물이라 감정이 단순했어요. 게다가 촬영장 주변이 모두 무채색이라 제가 보는 것들은 외로워보였어요. 조그마한 단칸방, 아내와 딸을 죽인 리광조(김성균)를 찾기 위한 흔적 등, 제가 지동철로 스며들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3개월간 혹독한 다이어트도 감정연기에 도움(?)을 줬다. 최정예 요원으로 보이기 위해 공유는 체지방을 줄였다. 그는 “다이어트가 사람을 날카롭게 하더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촬영 초반 액션과 다이어트를 병행하는 게 힘들었어요. 액션 연기하며 에너지가 쏟아내야 했거든요. 외롭게 혼자 도시락을 먹고 회식에서도 맥주 한 잔을 마실 수가 없었어요. 친구들을 만나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메리카노 뿐이었어요. 영화를 준비하며 참 쓸쓸했는데 그 감정이 영화에도 투영된 것 같아요.”
배우 공유.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다채로운 액션을 펼친 소감도 물었다. 공유는 촬영 전부터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며 강도 높은 액션 훈련을 받았다. 촬영 내내 대역을 마다하고 위험천만한 장면을 직접 연기했다. 특히 채석장에서 와이어 하나에 의지한 채 40~50m 높이에 매달리는 장면과 자동차가 계단을 구르며 떨어지는 장면은 탄성이 나올 정도다.
“군대를 다시 다녀 온 기분이었어요. 스태프들과 전우애를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영화 덕분에 몸과 마음이 단단해진 것 같아요. 영화를 찍으면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기도 했고 제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 것 같아요. ‘용의자’를 찍고 나서 다시 액션에 도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뷰를 하며 공유는 유난히 스태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꺼냈다. 함께 땀을 흘리는 스태프들을 더 생각하게 됐다고. 다른 영화 촬영 기간보다 다소 길었던 9개월을 함께 해준 스태프들에 대한 애틋함 감사함이 느껴졌다고 했다.
“9개월간 함께 해준 스태프들에게 늘 감사하죠. 우리 모두가 새로운 것을 만들었다는 것에 돈독함을 느껴요. 여느 때보다 스태프들이 생각나는 영화에요. 예전에는 흥행이나 시청률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하지만 ‘용의자’를 촬영하며 생각이 달라졌어요. 그들의 입장에서는 흥행은 중요한 거잖아요. 필모그래피이자 생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영화가 잘 돼 스태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공유는 영화 홍보에 누구보다 힘을 쓰고 있다. 그는 “연말에 빼도 박도 못하게 무대 인사 일정이 잡혀있다”고 빡빡한 스케줄을 말하면서도 연신 미소를 잃지 않았다.
“형식적인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관객을 만나는 것만큼 설렐 때가 없어요. 이건 진심이에요. 진심. 하하. 연말에 관객들과 많은 영화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