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소미 “5년 무명, 출연료 없어 생계 곤란 겪기도”

입력 2014-01-03 10: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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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 시상자로 나선 ‘국민MC’ 유재석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호명되는 순간 ‘멘붕’이 왔다. 데뷔 5년 만에 처음 오른 시상식 무대였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며칠 후 만난 안소미(23)는 그 순간이 생생한 듯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수상 소감을 말하려는데 떨려서 토할 뻔했어요. 고생했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고요. ‘놈놈놈’ ‘댄수다’ ‘엔젤스’까지 이렇게 많은 코너를 한 적은 데뷔 후 처음이에요. 누구보다 ‘놈놈놈’ 가족들에게 고마워요. 수상턱요? 이미 크게 쐈죠. 하하!”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인기 코너 ‘놈놈놈’은 1년 동안 코너가 없던 안소미에게 선물처럼 다가왔다. 그는 “‘개콘’의 나이 많은 후배들이 ‘함께 해보자’고 손을 내밀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슬럼프 때는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눈치가 보였어요. 출연료가 없다 보니 생계까지 힘들어졌죠. 그만두려고 할 때마다 할머니가 힘을 주셨어요. 할머니의 격려와 후배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놈놈놈’은 송필근과 안소미의 데이트에 시도 때도 없이 끼어드는 훈남 친구들(김기리 유인석 복현규 류근지)의 과장된 매너가 웃음 포인트다. 여성시청자들은 평균 신장 180cm가 넘는 미남 개그맨들에게 둘러싸인 안소미를 부러워한다.

“꽃미남 4인방요? 어휴∼ 개그맨들 사이에서는 인기 제로예요. 자세히 보면 머리가 크거나 다리가 짧아요. 오히려 극 중 남자친구인 필근이가 제 실제 이상형에 가까워요. 부모님들이 선호하는 후덕한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대신 남성시청자들은 안소미의 깜찍한 미모에 눈이 즐겁다. 안소미는 ‘미녀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에 “화장발, 옷발, 조명발, 무대발로 포장된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무대에 오르기 전 출연자들이 모여 ‘안소미는 정말 예쁘다’고 서로를 세뇌시켜요. 풉! 그래야 집중이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여신처럼 화장하는 것도 어색해요. 거의 성형 수준이죠.”

김지민과 김나희를 ‘개콘’ 공식 미녀 개그우먼으로 꼽았지만, 안소미 역시 예쁜 외모 덕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예쁘다’는 말보다 ‘야무지다’는 말을 더 듣고 싶어 한다.

그는 “연애도 좋지만 일에 푹 빠진 요즘이 더 좋다”며 “2014년에는 시청자들의 ‘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 오해는 하지 마세요.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코너가 개와 관련된 콘셉트예요. 개처럼 열심히 뛰어다닐 계획이에요.”

2013년을 큰 상으로 마무리한 안소미는 신인상을 놓고 경쟁한 ‘황해’의 이수지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당찬 새해 계획을 밝혔다.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밀린 관리비도 청산했고요. 이젠 텅 빈 통장을 채워나가야죠. 새해에는 유행어와 특기인 성대모사도 준비하고 있어요. 소중한 신인상이 부끄럽지 않도록 멋진 2014년을 만들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행복하세요. 느낌 아시죠?”

동아닷컴 한민경 기자 mk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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