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정상호, 가족 뒤로하고 괌으로 간 사연

입력 2014-01-0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정상호. 스포츠동아DB

日 캠프서 부상…따뜻한 곳에서 재활

프로야구 선수들은 시즌 중 전국을 돌며 경기를 치른다.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시즌이 끝나도 11월엔 마무리훈련이 있고, 이듬해 1월엔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달은 단체훈련이 금지된 12월이 거의 유일하다. 그래서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가정의 달’은 5월이 아닌 12월이다.

하지만 정상호(32·SK·사진)는 가정의 달도 과감하게 반납했다. 이제 결혼한 지 만 1년이 된 아내와 지난해 11월 22일 태어난 아들 현진(1)을 등지고 괌으로 떠났다. SK는 지난해 12월 3일부터 30일까지 괌 파세오구장에서 재활훈련을 실시했다. 당초 정상호는 구단의 재활캠프 명단에서 제외돼 있었다. 하지만 자신도 함께 하게 해달라고 구단에 간곡히 요청했다. 만약 구단의 OK 사인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자비를 들여서라도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날 각오였다. 결국 구단도 정상호의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

정상호는 지난해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가 11월 5일 중도에 짐을 쌌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 때문이었다. ‘부상 없는 해’를 목표로 2014년을 대비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컸다. 그는 “매년 잔부상에 시달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빨리 조치를 취하고 싶었다. 결국 따뜻한 곳에서 재활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한 달간 흘린 구슬땀의 성과는 뚜렷했다. 햄스트링 부위가 호전되면서 배팅과 러닝을 70%% 가량 소화하는 정도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제는 15일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떠날 일만 남았다. 정상호는 “크리스마스도, 연말도, 싫은 내색 한번 없이 홀로 지내준 아내에게 감사하다. 올 12월엔 꼭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