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4억2000만원 될뻔

입력 2014-0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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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롯데, 8년차 최고연봉 책정했다가
5위 아픔 공유하자는 뜻으로 감액


프로야구 역대 8년차 최고연봉은 2002년 이승엽(삼성)의 4억1000만원이다. 이 액수에 대해 손아섭(26·사진)도, 롯데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롯데는 올해 프로데뷔 8년째에 접어드는 손아섭에게 4억2000만원의 연봉을 책정해놓았다. 2013년 연봉보다 정확히 100%가 상승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롯데가 손아섭과 실제 협상에서 2000만원을 줄인 4억원을 제시한 것은 최하진 사장의 뜻이 작용했다. 유독 손아섭을 아끼는 최 사장이지만 “롯데가 지난해 5위에 그친 아픔을 고과 1위 손아섭도 공유해야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예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는’ 심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롯데는 손아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이런 전후 사정을 소상히 밝혔다. “4억2000만원을 주고 싶었는데 줄 수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에 손아섭의 마음이 바로 움직였다. 손아섭이 15분 만에 선뜻 도장을 찍은 숨은 이유다. 손아섭은 “내가 내심 바랐던 4억원을 채워준 것도 고맙지만 더 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구단의 마음이 더 고마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6일 시무식에서 전 선수단과 악수를 했는데 손아섭의 손을 잡은 뒤, 놔주지 않고 3분 이상 얘기를 건넸다. 손아섭은 “별 얘기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2000만원을 줄인 뜻을 이해해준 기특함과 고마움이 담긴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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