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다시 보기] Ⅳ. 배명진 교수 “김광석 배음·음폭·바이브레이션 일반가수의 2배”

입력 2014-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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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은 없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명징하다. 맑고 청아하며 올곧게 내뻗는 진정성의 비장함, 그리고 감미로움 모두 그의 목소리다. 사진제공|배명진 교수

■ 소리 공학으로 듣는 김광석의 노래

“맑고 쾌활…타고난 울림의 소리”


최근 TV는 김광석을 무대 위로 다시 호출했다. 비록 장막 뒤 아무도 없는 듯 보이지만 울려 나오는 목소리는 무대 안팎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김광석 평전’의 이윤옥 작가는 “자신의 음악적 특성을 오직 목소리 하나로 관철시켰다”고 썼다. 대체 그 목소리는 어떤 매력을 지닌 것일까.

국내 최고의 ‘소리박사’로 평가받는 배명진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소리공학연구소장)는 “맑고 쾌활하면서 감미롭다”면서 “타고난 울림의 소리다”고 말한다.

배 교수는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총 6곡을 통해 배음과 음폭, 음의 지속력 등을 토대로 김광석의 목소리를 분석했다.

배 교수는 “그의 목소리는 다른 가수들보다 2배 이상 많은 배음을 지녔다”고 말했다. 배음은 발음체의 진동수가 밑음(기본음)의 2∼3배가 되는 음. 음계, 화음, 음색과 관련 깊다. 가수들이 평균 12∼15개인 데 비해 김광석은 30개 정도의 배음을 낸다. 즉, 목소리의 부드러움과 감미로움이 탁월하다는 얘기다.

음폭(사람의 목소리나 악기가 낼 수 있는 최저음에서 최고음까지 넓이)도 넓다. 가수들이 2000Hz의 음폭을 가졌다면, 김광석은 4500Hz까지 음을 균일하고도 넓게 낸다.(사진) 배 교수는 “일반 가수들이 리코더의 음색을 낸다고 하면 김광석은 플루트의 음색이다. 플루트는 최고 음역의 목관악기다. 그만큼 맑고 선명하며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의 ‘공기 반 소리 반’ 표현은 김광석에게 적확하다. 성대톤이 심폐 골격과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공명 울림이 일어나는데 김광석은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 타고났다. 배 교수는 “음을 지속하는 기간이 뚜렷하고 길다. 마치 악기가 힘을 내어 소리를 내듯 음정이 고르고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저음, 중음 대역에 바이브레이션이 탁월한 점도 강조했다. “깊고 균일한 바이브레이션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악기에서는 하나의 음이 길게 나오지만 목소리는 톤의 변화가 짧고 빠르다. 음의 지속력이 길면 힘이 실리고, 가사도 잘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종합적으로 김광석의 목소리는 배음과 음폭, 바이브레이션 등 특출한 능력을 가진 가수다. 악기가 아닌 다음에야 기존 가수들과 수치적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이런 목소리에 세상과 사람들을 향한 김광석의 진정성이 더해져 세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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