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박경훈 감독(왼쪽)과 전남 하석주 감독은 올 시즌을 대비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구단 중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실력파 국내 선수들도 차근차근 영입하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2개 팀 중 가장 먼저 용병 구성 완료
알짜배기 국내 선수들 꾸준한 영입도
송창호·김영우 등 실력파 4인 전남행
제주 과감한 베팅…황일수 이적 성사
와신상담(臥薪嘗膽).
가시가 많은 나무에 누워 자고 쓰디쓴 곰쓸개를 핥으며 패전의 굴욕을 되새겼다는 뜻이다. 2013시즌을 마친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 심정이 이와 같았다. 두 팀은 작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상위스플릿(작년 기준 1∼7위)에 남지 못하고 하위스플릿(8∼14위)으로 떨어졌다.(작년은 K리그 14팀이 2라운드를 펼쳐 상위 7팀, 하위 7팀을 나눈 뒤 나머지 2라운드를 치렀음) 기업구단 중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진 팀은 제주와 전남 둘 뿐이다.
자존심에 상처 입은 두 팀은 2014시즌을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K리그 클래식 12팀 중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K리그 겨울 이적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알짜배기 국내 선수들을 영입해 내년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외국인 선수 구성 마무리
전남은 같은 모기업(POSCO)의 지원을 받는 포항을 부럽게 쳐다만 봤다. 포항이 2012년 FA컵 우승에 이어 2013년 더블(정규리그, FA컵 2관왕)을 달성하는 동안 전남은 2년 연속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졌다.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는 전남은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제주도 마찬가지다. 제주는 2010년 준우승 이후 계속 하위권만 맴돌았다. 2011년 9위, 2012년 6위에 이어 작년에는 하위스플릿으로 추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제주 역시 2014년을 부활의 해로 선언하고 리빌딩 작업에 신경 쓰고 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을 조기에 확정한 게 눈에 띈다. 전남은 코니(호주), 스테보(마케도니아), 레안드리뉴(브라질), 크리즈만(크로아이타), 제주는 마라냥(브라질), 드로겟(칠레), 알렉스(호주) , 조코 스토키치(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로 진용이 꾸려졌다.
두 팀 모두 중앙수비수로 호주 선수를 활용 한다. 전남은 코니가 잔류했고 제주는 작년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수원FC에서 활약한 알렉스가 합류했다. 빈약한 골 결정력을 보강하기 위해 검증된 공격수를 데려온 것도 공통점이다. 전남 스테보는 K리그 전북, 포항, 수원 등에서 6시즌 동안 특급 공격수로 활약하며 142경기에 출전해 57골 21도움을 기록했다. 전남의 골 가뭄을 시원하게 풀어줄 기대주로 각광받는다. 드로겟도 2012년 전북에서 37경기를 뛰며 10골9도움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 알짜배기 국내선수 영입
전남과 제주는 국내 선수도 꾸준히 영입해오고 있다.
전남은 공격수 송창호와 멀티 플레이어 김영우 그리고 수비수 현영민과 마상훈을 품에 안았다. 4명 모두 특급레벨은 아니지만 경험이 풍부한 실력파로 평가받는다.
제주의 새 얼굴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측면공격수 황일수다. 대구FC에서 4년 동안 134경기 출전해 22골 20도움을 올렸다. 스피드가 워낙 빨라 별명이 ‘황볼트’다. 수도권 팀들도 황일수를 강력히 원했지만 제주는 과감한 베팅으로 이적을 성사시켰다. 제주는 경찰축구단에 입단한 공격수 서동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세 이하 월드컵 출신 공격수 김현을 전북에서 데려왔다.
전남 관계자는 “다른 구단은 전훈 기간에도 계속 선수를 영입하겠지만 우리는 이미 다 완료했다. 더 이상 영입도 이적도 없다. 이 선수들로 조직력을 갖춰 2014시즌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제주 박경훈 감독은 “착실하게 팀을 재건해 제주의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