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협·배드민턴협·공수도연맹 등 포함
“체육계 사정작업 시작…또다른 조치 있을 것”
오늘 오전엔 지난해 실시 특별감사 결과 발표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를 내걸고 체육계의 강도 높은 개혁을 유도해온 정부가 결국은 서슬 퍼런 칼날을 빼들었다. 비상식적 협회 운영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부 체육단체에 대해 검찰수사를 의뢰하는 등 본격적 사정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관계자는 14일 “특정 단체나 특정인을 타깃으로 한 것은 아니다”는 전제 하에 “지난해 대한체육회 등이 정밀감사에서 적잖이 문제점을 드러낸 게 사실이다. 일부 경기단체에 대한 검찰수사 의뢰도 이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최근 대한배구협회 등 10개 경기단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지난해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라는 목표 아래 임원 중임 제한 등 경기단체의 사유화를 방지하기 위한 개혁 조치를 시행했다. 아울러 8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3개 체육단체와 각각의 가맹경기단체, 시도지부, 시도가맹단체까지 포괄하는 체육계 전반에 걸친 정밀감사를 진행했다. 유례를 찾기 힘든 대대적 감사였고, 10개 단체 검찰수사 의뢰는 이 결과물의 일부로 볼 수 있다.
현재 검찰에 수사 의뢰된 10개 단체는 대한배구협회, 대한공수도연맹, 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야구협회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배구협회는 2009년 서울 도곡동 배구회관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투명하지 못한 회계 처리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고, 지난해 10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공수도연맹은 국가대표 선발과 운영 부실 등에서 의혹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10개 단체를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은 정부의 체육계 사정작업의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체육계 비리를 파헤치기 위한 또 다른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1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지난해 실시한 체육계 특별감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감사 결과 발표가 늦춰진 것도 검찰수사 의뢰 등 보강조치를 위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문체부는 15일 감사 결과 발표와 함께 향후 체육단체의 정상적 운영을 위한 3∼4개의 추가 조치도 내놓을 계획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