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메시 제치고 5년 만에 발롱도르 탈환…‘1인자’ 호날두의 눈물

입력 2014-01-1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제공|호날두 트위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제공|호날두 트위터

호날두 28%-메시 25%-리베리 24% 득표
메시 “호날두 상 받을 자격 있다” 축하
그러나 투표함 열어보니…
그들의 투표용지에 서로의 이름은 없었다


상이란 언제나 감정을 동반한다. 환한 미소나 기쁨의 눈물, 감격의 환호성 등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표출 방법은 제각각이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기쁨의 눈물로 화답했다. 5년을 기다려온 간절함이 묻어났다. 2인자의 설움을 털어버리는 순간, 그는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감사드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려운 상을 받게 돼 정말 행복하다.” 그의 연인과 가족들도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의 순간을 지켜봤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Ballond’or)를 다시 품었다. 5년만의 탈환이다. 호날두는 14일 오전(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2013 FIFA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와 프랭크 리베리(31·바이에른뮌헨)를 제치고 영광을 안았다. 호날두는 1365점(27.99%)을 얻어 메시(1205점·24.72%)와 리베리(1127점·23.66%)를 따돌리고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했다.

호날두는 2008년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동시에 거머쥔 뒤 2009년 메시에게 두 상을 모두 내주며 2인자로 밀려났다. 메시는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이 통합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영광을 차지하는 등 4년 동안 1인자로 군림했다.

지난해는 누가 뭐래도 호날두의 해였다. 라이벌 메시가 부상에 시달린 반면 호날두는 펄펄 날았다. 지난 한 해 동안 소속팀(50경기 59골)과 포르투갈대표팀(9경기 10골)에서 총 59경기 69골을 기록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소속팀을 프리메라리가 및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으로 이끌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왕(12골)에 올랐다. 포르투갈의 월드컵 본선행의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이날 메시는 “호날두는 충분히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메시의 축하와는 달리 호날두와 메시는 서로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FIFA발롱도르 투표는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 공개된다. FIFA에 따르면 호날두는 1순위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2순위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 3순위 메수트 외질(아스널)을 뽑았다. 메시는 1순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2순위 사비, 3순위 네이마르(이상 바르셀로나)에게 투표했다. 결국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라이벌 의식이 표로 나타난 것이다.

한국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리베리-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네이마르(바르셀로나)를 찍었고, 이청용은 리베리-호날두-메시를 선정했다.

한편 여자 부문 FIFA 올해의 선수상은 2013년 독일의 UEFA 유럽축구선수권 우승을 이끈 나딘 앙게레(독일)가 차지했다. 올해의 남자축구 감독상은 바이에른 뮌헨의 유프 하인케스(69·독일)가 받았고, 여자축구 감독상은 독일여자대표팀 실비아 나이트(50·독일)가 수상했다.


FIFA발롱도르란? FIFA발롱도르는 프랑스 축구전문지 프랑스풋볼이 1956년 제정한 발롱도르와 FIFA의 올해의 선수상이 2010년 통합돼 만들어진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전 세계 184개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그리고 FIFA가 선정한 173명의 기자단이 투표하며 1∼3순위에 각각 5점, 3점, 1점을 부여해 합계를 낸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choihg2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