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기자의 이구아수 리포트] 하나부터 열까지 ‘월드컵 시뮬레이션’

입력 2014-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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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이 30시간 넘는 비행 끝에 15일(한국시간) 브라질에 도착했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오른쪽)이 이구아수 공항에서 안톤 두 샤트니에 전력분석 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위 사진) 홍 감독이 이구아수 공항 출국장을 빠져나온 뒤 마중 나온 현지 교민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현지 기후·환경·잔디·숙소 적응 집중
스태프는 교통·음식·문화 등 파악 주력
축구 외에 모든 생활 감각 익숙해져야

홍명보호가 동계 강화훈련을 위해 여장을 푼 브라질 파라나주 포스 도 이구아수는 ‘약속의 땅’이다.

앞으로 태극전사들이 흘릴 굵은 땀방울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이란 결실로 이어질 장소다.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부터 21일까지 별도의 장소 변경 없이 이구아수에만 머물 계획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때 한국대표팀은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담금질을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이 여장을 푼 숙소인 버번 카타라타스 컨벤션& 스파리조트와는 이미 가계약을 맺었고, 이번 훈련기간 중 최종 계약서를 교환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월드컵 기간 동안 대부분 시간을 보내게 될 리조트에서의 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훈련 참가 23명 가운데 최종 엔트리에 얼마나 살아남을지는 알 수 없어도 일부 경험만으로도 전체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도 이곳에 도착한 후 “이제부터는 모든 게 월드컵이 중심이다. 이구아수에서 발생할 하나부터 열까지 사안들은 월드컵 시뮬레이션(simulation)으로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여기서 ‘시뮬레이션’이란 사전적 용어로 어떠한 문제나 현상 따위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와 비슷한 모형을 사전 준비해 상황을 파악하는 일을 의미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단순히 조직력을 강화하고, 많은 실전 경험을 쌓는 것만이 좋은 성과를 보장하는 전부라 하기 어렵다. 현지 기후와 환경, 잔디, 숙소 등 제반 요소에 적응하는 것도 반드시 전제돼야 할 조건이다. 적정 시간을 보내며 “이곳이 바로 어떤 곳이다”라는 명확한 느낌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는 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대표팀과 항상 함께 하는 지원 스태프도 소중한 자산을 얻어갈 수 있다. 선수단 이동 동선과 음식, 현지 문화 등을 파악하면서 가장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대표팀이 이구아수에 도착하기 전, 전담 조리장과 지원 스태프가 미리 선발대로 현지에 와 빈틈없는 준비를 했다.

오랜 비행에 지친 선수들이 쌀밥과 갈비찜, 김치찌개, 생선조림 등 맛깔 나는 한식으로 전지훈련 첫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물론 대표팀이 상파울루에서 이구아수로 이동할 때 겪은 이유 없는 항공기 연착 역시 브라질 특유의 느긋한 문화를 약간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단순히 이번 전지훈련을 ‘전력 강화’ 차원으로 국한시킬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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