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불륜 앞에서 쿨한 아내? 진짜 사랑은 안 그래요”

입력 2014-0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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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배신감에 치를 떨며 감정 소모가 큰 캐릭터를 연기 중인 김지수. 실제 결혼에 대해서는 “룸메이트 같이 살고 싶다”고 말한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 SBS ‘따뜻한 말 한마디’서 처절한 감정 연기 김지수

배신한 남편과 내연녀에 복수하는 역할
촬영하다 혈압 올라 손 부들부들 떨기도

결혼에 대한 환상 없고 조급하지도 않아
구속 않는 친구같은 부부가 이상적 관계


“외도한 남편 앞에서 어떻게 ‘쿨’할 수 있겠어요. 찌질하고 치사해지는 감정의 기복이 소용돌이치는 게 진짜 사랑이죠.”

아무리 드라마 속 연기라고 해도 감정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롤러코스터를 탄다. 촬영하다 실제 혈압이 올라서 손을 부들부들 떤 적도 있다.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 출연 중인 김지수 이야기다. 극중 믿었던 남편(지진희)에게 배신당하고, 남편과 내연녀(한혜진)에게 복수하는 송미경을 연기하는 그는 “(인간의)감정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 경험하느라 진이 다 빠지고, 너무 답답해 화병에 걸린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30∼40대 두 부부의 사랑과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김지수의 처절한 감정 연기로 최근 두 자릿수 시청률까지 올랐고, 결혼 여부를 떠나 모든 여성 시청자의 공감을 사고 있다.

“나도 그렇고, 여자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다. 사랑에 아주 ‘쿨’한 사람이 있겠지. 하지만 정말 사랑했다면 절대로 ‘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찌질한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바닥을 치고도 우아하고 고상한 인간이 어디 있겠냐.”

김지수는 20대였다면 이처럼 감정의 기복이 심한 연기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스트레스가 많았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연기였지만 즐기지 못했다. 낯설고 힘든 상황이 주어지면 피하고 싶은 생각부터 들었다. 지금은 감정을 받아들이고 연기로 승화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면서 연기를 조금씩 즐기게 되고, 힘든 캐릭터를 맡아서 진이 다 빠져도 보람을 느낀다.”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김지수는 여자의 감정을 깊이 있게 그려내는 작품에서 유독 빛이 났다. 영화 ‘여자, 정혜’, 드라마 ‘태양의 여자’ ‘러브 어게인’ 등에서 깊은 감정을 섬세하게 잘 그려냈다.

“원래 독하고 진한 걸 좋아해서 그런가보다. 하하. 하지만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다. 완벽하게 보이려 노력하는 편에 가깝다. 허당일 때가 더 많다. 일할 때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김지수는 자의든 타이든 두 번의 공개 연애를 했고, 그리고 이별했다. 나이도 마흔을 넘겼고,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도 많다. 조심스럽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결혼관이 바뀌었냐는 말을 자주 들었다. 대답은 ‘절대!’ ‘노!’다. 지금 보다 어렸다면 아마도 결혼에 대해 회의가 들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제는 그럴 나이도 아니고. 하하! 결혼이 인생의 행복을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주변 커플을 통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환상 같은 건 없다. 조급하지도 않다.”

그래도 결혼을 한다면? 김지수는 “룸메이트처럼 살고 싶다”고 했다. 서로에게 자유를 주는 친구 같은 부부라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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