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더 인터뷰] 양현종 “몸도 마음도 최고…토종선발 최다이닝 자신있다”

입력 2014-0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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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2014시즌을 앞두고 이를 악물었다. 지난해 전반기 9승1패, 방어율 2.30을 기록하고도 옆구리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한 그는 올해는 그 아쉬움을 털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 부상 악몽 딛고 새 각오 KIA 양현종

KIA 양현종(26)은 지난해 가장 아쉬움이 많았던 투수다. 그는 전반기에만 9승1패, 방어율 2.30의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14번째 등판이었던 6월28일 삼성전에서 투구를 하다 옆구리 부상을 당했다. 후유증은 컸고 결국 9승 이후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에이스 역할을 하던 양현종이 빠져나가면서 KIA는 힘없이 무너졌다. 올해 양현종의 각오는 남다르다. 토종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이기는 투수가 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자신감도 있고 몸 상태도 최고다. 그는 “아프지만 않으면 컨트롤도 자신 있고 어떤 타자도 이길 수 있다”고 항상 말했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원년에 KIA는 새로운 에이스 양현종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부상 교훈…자신감·컨디션 중점 관리
직구·슬라이더 패턴서 새 구종 장착도

첫 목표는 자존심 걸고 180이닝 도전
두번째는 투수 분야서 1위 타이틀 따기

부상 병동 오명 KIA, 지금은 독기 충만
송은범형과 챔피언스필드서 우승 쏠것



● 몸도 마음도 최고! 빨리 시즌이 왔으면


-표정이 밝다. 올해 뭔가 큰일을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 모든 게 좋아요. 몸도 마음도 최고상태입니다.”


-그래서 표정이 밝은가?

“항상 웃는 편이고요. 또 특별히 걱정할 게 없으니까 표정도 저절로 밝아요.”


-걱정할게 없다?

“네. 일단 몸 컨디션이 좋고요. 지난해 이맘때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죠. 그 전에 2년을 못했으니까 잘해야 된다는 그런 고민이 있었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있으니까 막 운동하고 싶고 빨리 시즌이 왔으면 싶고, 그래요.”


-그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나?

“어깨가 안 아파요. 안 아프면 제 공을 마음껏 던질 수 있거든요. 또 새로운 무기도 만들었고요.”


-새로운 무기?

“직구, 슬라이더 패턴에서 구종 하나를 마무리캠프 때 만들었어요. 김정수 코치님이 도와주셨는데 좋은 무기가 될 것 같아요.”


-지난해는 많이 아쉬웠다.

“아쉬웠죠. 하지만 얻은 것도 많아요. 그리고 지난해가 있었기 때문에 올 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요.”


-이야기를 계속 해 달라.

“사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자신 있었어요. 한 2년 동안 아팠던 어깨가 괜찮더라고요. 그리고 전반기 때 제 마음대로 던졌어요. 성적도 따라오더라고요.”


-맞아. 전반기 대단했다. 9승까지 파죽지세였어.

“보통 제가 컨트롤에 기복이 있다고 하잖아요. 근데 부상정도와 연관관계가 있어요. 어떤 투수든지 아프면 좋은 공, 좋은 컨트롤이 안 나와요.”


-양현종 컨트롤은 왔다갔다 했지.

“근데 안 아프고 자기 공에 자신 있으면 스트라이크 던지는 게 어렵지 않죠. 제가 왔다갔다 할 때는 어깨가 안 좋았어요. 타자와 승부해야 하는데 어깨 신경 쓰고, 자신감도 없고 하니까 집중이 안 되죠.”


-자신감을 확실하게 찾은 것 같구나.

“지난시즌 마지막 두 경기요. 그 두 경기가 좋았어요. SK와 넥센전인데 전반기처럼 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걸 확인했죠. ‘양현종이 몸도 성치 않은데 10승하려고 등판한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어요. 근데 그건 아니고요. 저는 회복된 제 몸을 확인하고 싶었죠. 그래야 올 시즌을 좀더 홀가분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부상 당하고 그냥 밋밋하게 시즌을 끝내는 것과는 심리적으로 큰 차이가 있잖아요.”


-옆구리 부상을 당한 게 6월28일 삼성전이다. 전혀 느낌이 없었나?

“전혀 없었어요. 김상수에게 공을 던지려고 하는 순간 ‘어’ 하고 옆구리에 통증이 왔어요. 근데 그 상태에서 제가 공을 세게 던져 버렸죠.”


● 토종투수 최고가 되고 싶다!

-올해 KIA는 새로운 홈구장을 쓴다.


“연초에 새 야구장에 갔어요.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되고 잘해보자고 했죠.”


-올해는 어떤 목표를 잡았나?

“두 가지의 목표가 있어요. 첫 번째는 토종 최고가 되겠다는 거예요. 선발투수니까 토종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는 거죠.”


-지난해 선발 투구이닝을 보니까 외국인투수들 천하더라. 투구이닝 10위 안에 국내투수는 노경은(두산) 한 명이었어.

“경은이 형이 180이닝을 던졌더라고요. 그 정도 던지려면 선발 30경기에 평균 6이닝이에요.”


-쉽지 않은 수치다.

“한번 해보려고요. 아직 제가 170이닝을 던진 적이 없는데 170이닝 넘어 180이닝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투구수 조절이 관건이겠는데.

“아프지 않으니까 공격적으로 빠르게 승부할 생각입니다. 컨트롤도 자신 있고요.”


-승수는 어느 정도 예상하는가?

“12승이요. 마음 같아서는 15승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승수보다는 토종 최다이닝이 더 큰 목표에요.”


-토종 최고면 왼손 선발투수 가운데서도 1위를 말하는 건가?

“두 번째 목표가 1위예요. 프로에 입단해서 아직 투수로 어떤 분야에서 1위를 해본 적이 없어요. 올해는 1등을 해보고 싶어요. 타이틀을 딸 수 있으면 더욱 좋겠고요. 그러려면 왼손 선발투수 가운데서도 최고가 돼야죠.”


-사실 류현진(LA 다저스)이 떠나고 ‘왼손 선발투수 중에서 누가 최고다’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장원삼(삼성), 김광현(SK),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유희관(두산), 제대한 장원준(롯데)도 있다.

“제가 맞대결해서 이겨야 할 투수들이죠. 다들 좋은 투수지만 이기지 못하면 저도 팀도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잖아요. 입단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8년차가 됐어요. 올해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모든 선수가 독기로 가득 차있다!


-2년 동안 KIA는 참 부상선수가 많았다.

“미칠 노릇이었죠. 부상관리도 실력이라고 하지만 진짜 전염병처럼 돌았어요. 투수, 타자 줄줄이 아파서 나가떨어지니까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죠.”


-부상 선수가 많으면 이길 수 없다는 건 자명한 일이다.

“우리 팀 선수들이 2년 동안 뼈저리게 느꼈어요. 실력이 없어서 지는 건 화나지 않아요. 인정해야죠. 하지만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경기를 질 때는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지금은 아픈 선수 없나?

“다들 괜찮아요. 전 선수의 마음이 독기로 가득 차있죠. 올해는 분명 다를 거예요.”


-지난해 KIA는 우승후보로 꼽혔는데 참 쉽게 무너졌다.

“제가 부상기간에 TV로 중계를 봤는데 묘한 기분을 느꼈어요. 상대팀이 우리를 불쌍하게 보는 눈빛을 봤어요. ‘참 KIA 안됐다’, 이렇게 보는 것 같더라고요. 어느 순간 우리 팀이 ‘동정을 받는 팀’이 됐더라고요. TV를 보는 내내 팀에 미안하고 팬들에게 죄송했어요. ‘이 순간부터는 절대 다치지 않는 선수가 돼야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죠.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최고의 준비를 해서 올 겁니다.”


●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윤석민이 메이저리그로 간다면 아쉬움이 크겠다.

“형한테 많은 걸 배웠는데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쉬워요. 하지만 형이 꿈꿨던 메이저리그로 가는 거니까 축하해주고 싶어요.”


-송은범은 어떤가? 마무리캠프 때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항상 ‘석민이 형이 에이스고, 난 석민이형 뒷받침하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올해는 은범이 형이 잘할 것 같아요. 은범이 형이 프로에 와서 가장 열심히 훈련했다고 하더라고요. 올해는 은범이 형을 잘 뒷받침하면 될 것 같아요.”


-야구에서 선발진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KIA는 양현종, 송은범, 김진우, 홀튼이 굉장히 좋아 보인다.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우리 팀이 올해부터 챔피언스필드에서 새롭게 시작하잖아요. 새로운 도전인 것 같아요. 무등경기장에서 10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는데 올해는 챔피언스필드에서 우승해야죠.”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꼭 이겨야하는 게임이 있어요. 간절히 필요할 때 때리는 안타 하나, 희생플라이 하나가 값지고, 간절히 원할 때 잡아내는 삼진이 돋보이는 것처럼 팀과 팬들이 바랄 때 이겨내는 투수가 되겠습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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