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선배님, 나성범이라고 합니다”

입력 2014-0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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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은 16일(한국시간) 미국 LA 국내선 환승 터미널에서 평소 우상이자 롤 모델로 생각했던 추신수(텍사스)를 생애 처음으로 직접 만났다. 사진출처|나성범 SNS

■ NC 나성범, 우상 추신수와 꿈만 같은 첫 만남

투수에서 타자 전향·5툴 플레이어 롤 모델
LA 공항서 마주치자 망설임 없이 다가가 인사
추신수 “주위서 많이 들어…열심히 하자” 덕담


16일(한국시간) 미국 LA 공항 국내선 환승 터미널. 건장한 체격의 사내들이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이돌 스타를 본 팬들처럼 설렘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모습들이었다. 그때 장신의 청년 한 명이 성금 성큼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꾸벅 인사를 하며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나성범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평생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자신의 우상, 혹은 인생의 목표, ‘롤 모델’을 직접 만나는 순간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우상 중 대부분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야구 선수다. 그러나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우상과 직접 마주할 기회는 많지 않다. NC 나성범(25)은 지난해 시즌 말 마산구장에서 기자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추신수(32·텍사스)의 이름이 나오자 “정말 닮고 싶다.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에 성공한 모습,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20개 이상 홈런을 기록하는 파워에 정확성까지 겸비한 타격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얼마 전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올 시즌 계획에 대해 “추신수 선배처럼 3할에 가까운 타율에 20개 이상 홈런, 20개 이상 도루를 하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추신수 선배를 아직 단 한번도 직접 보지 못했다. 기회가 되면 꼭 만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롤 모델을 직접 만날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NC 선수단은 이날 LA에 도착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이동하기 위해 미국 국내선 탑승 터미널로 이동했다. 추신수도 올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에서 모든 스케줄을 마치고 막 미국에 도착한 상태였다. 애리조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환승을 기다렸고 마침 NC 선수단 곁에 서 있었다.

NC 젊은 선수들은 꿈의 메이저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추신수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그때 나성범은 망설임 없이 다가가 인사를 했다. 추신수도 나성범을 한눈에 알아봤다. “주위에서 나성범이라는 선수에 대해 많은 말을 들었다. 올 한 해 서로 열심히 하자”는 덕담도 건넸다. 추신수는 이어 NC 고참 선수들과 코치들이 주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직접 인사를 하기도 했다.

짧지만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지난해 시즌 초반 1군에 데뷔한 나성범에 대해 ‘리틀 추신수’라는 기대가 쏟아졌다. 추신수, 나성범은 ‘지옥에서라도 데려 온다’는 좌완 강속구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했다는 점은 물론 파워와 정확도, 빠른 발을 겸비한 운동능력 등 ‘5툴 플레이어’로서 공통점이 많다. 물론 지금 위치는 큰 차이가 있다. 뛰는 리그도 다르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로 향하는 길, 나성범의 가슴에는 행복한 꿈이 가득차는 순간이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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