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샤트니에 코치 “강하게 몰아칠 때가 있다면 천천히 할 때도 필요하다”

입력 2014-0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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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에 승선한 외국인 코치 3총사(왼쪽부터 데니스 이와무라, 이케다 세이고, 안톤 두 샤트니에 코치)가 20일(한국시간) 대표팀 숙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 홍명보호 이구아수 캠프 외국인 코치 3인


두 샤트니에 전력 분석 담당 코치
템포 조절 승패 직결…현재 알제리 연구 중


이케다 체력 담당 피지컬 코치
한국 신체조건은 세계 평균…애국심은 최고


데니스 영상 분석 담당 코치
우리 팀 뿐만 아니라 상대 팀 분석도 내 몫

축구대표팀 홍명보호는 철두철미한 분담과 협업으로 굴러간다. 브라질 포스 도 이구아수에서 진행 중인 대표팀의 동계 강화훈련에서 월드컵 코칭스태프가 처음으로 함께 했다. 특히 다국적 외국인 코치들은 주어진 역할에 매진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호평을 받는다. 주로 해외파 점검과 상대국 전력 분석을 담당할 안톤 두 샤트니에(55·네덜란드) 코치, 선수단 체력 관리와 향상을 책임진 이케다 세이고(54·일본) 피지컬 코치, 영상 분석을 맡는 데니스 이와무라(35·브라질) 비디오 분석관은 홍명보호에 시너지를 불어넣는다. 20일(한국시간) 이구아수의 대표팀 숙소 버번 카타라타스 컨벤션 & 스파 리조트에서 3명의 외국인 코치를 만났다. 그들의 입을 통해 한국축구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 두 샤트니에 “영리한 템포가 필요해”

홍명보 감독의 요청을 받고 러시아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함께 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물어봤다. “선수들의 존중심이 좋고, 지도자에게 충성을 다한다. 한국에 가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 그래서 합류를 결정했다. 사실 2006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에 갈 뻔 했는데, 아드보카트가 네덜란드에 남게 되면서 한국행 기회가 왔다. 숙소생활만 봐도 한국 선수들의 특별함을 알 수 있다. 미팅과 훈련, 식사 등 모든 스케줄은 ‘팀’ 단위로 소화하더라. 러시아에 있을 때 선수단의 규율이 잡혀있지 않아 많이 힘겨웠는데 한국은 달랐다. 지금 대표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아직 이름을 못 외워서 선수 얼굴과 이름이 담긴 리스트를 보며 하나하나 외우고 있다. 작년 10월 브라질평가전에서 뛴 왼쪽 풀백(김진수)과 현재 대표팀의 왼쪽 윙 포워드(김민우), 공격수 김신욱의 잠재력이 굉장히 좋다. 한국은 체력과 힘이 좋다. 신체 균형도 잘 갖춰졌다. 다만 유럽을 상대할 때는 보다 영리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러시아의 경우 2명의 센터백이 신체도 좋을 뿐 아니라 160여 경기를 함께 뛰었다. 템포를 단조롭게 해선 안 된다. 강하게 몰아칠 때가 있다면 천천히 할 때도 필요하다. 브라질평가전 때 한국이 전반 종료 3분여를 남기고 계속 몰아치다 프리킥 한 방으로 실점한 건 템포 조절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벨기에와 러시아에 대한 분석은 문제없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위치도 가까운데다 많은 벨기에 선수와 함께 한 경험이 있다. 러시아에도 지인들이 많다. 알제리는 연구 중인데, DVD 영상과 자료들을 확보해 살피겠다. 한국어를 못해도 축구라는 공통의 언어를 쓰고 있다. 소통에는 문제없다.


● 이케다 “연대감과 팀워크, 세계 톱클래스”

올림픽과 월드컵은 시기적인 차이가 있다. 월드컵의 경우 K리그는 시즌 중이지만 유럽은 시즌 종료 이후다. 선수들의 상황을 개별적으로 파악해 피로 회복과 휴식을 주고 몸을 만들어가야 한다. 시즌이 진행 중일 때 대회에 임한 런던올림픽과 브라질월드컵은 다르다. 또 경기에 계속 출전한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 교체로만 나가던 선수들까지 컨디션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 상황을 살피고 한데 묶어주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의 이적에도 촉각을 기울여야 한다. 감독과 팀이 바뀌면 지도법도 플레이 패턴도 바뀐다. 이를 따라가다 보면 정신적인 부담이 커진다. 심리까지도 보살펴야 한다. 근육량, 체구, 몸무게, 키 등을 복합적으로 살핀 한국 선수들의 신체조건은 세계 평균이다. 스피드와 힘, 지구력도 평균 이상이다. 그런데 빼놓을 수 없는 힘이 있다. 일체감과 팀 연대감, 나라를 위해 싸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은 세계 톱 수준이다. 팀 정신은 홍 감독의 강조 사항이다. 이구아수 훈련에 참여한 선수들의 컨디션은 아직 70% 수준이다. 미국 LA로 건너가 치를 첫 번째 A매치인 코스타리카전까지 완벽하게 만들기 어렵다. 다만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려 한다. 최상의 체력 증진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5∼6주 시간을 둔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한데 우리 선수들은 볼을 만진지 2주 정도에 불과했다. 또한 월드컵 출전에 대한 열망이 지나쳐 균형이 흐트러진 경우도 있다. 앞서 개별 과제도 줬는데 이를 했는지 여부는 선수와의 직접 대화 및 훈련 상태, 의무팀의 소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은 열심히 과제를 수행했다.


● 데니스 “국가의 소명으로”

브라질 클럽과 K리그 팀에서 꽤 오래 활동했다. 물론 대표팀 커리어는 짧다. 사실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와 대표팀에 대한 접근법은 다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둘 모두 책임감을 요구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대표팀은 국가와 국민적인 사명이 있다. (한국에서 2002한일월드컵 때 비디오분석관 활동을 하고, 나중에 이란대표팀을 이끈 압신 고트비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가?) 당장 감독이나 뭔가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지금은 한국축구를 위해 집중해야 한다. 나중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10년 전만 해도 쿠리치바 클럽에서 유소년 코치를 하다가 지금은 한국대표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지식을 쌓으면 기회가 닿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의 심리상태와 정신력, 전술이 동일하게 향상돼야 한다고 본다. 대표팀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서로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내 임무는 영상에 나온 통계자료를 보면서 우리 팀의 활동사항을 체크하는 거다. 물론 상대국 장단점의 분석도 내 몫이다. 그래서 난 비디오분석관이 아닌, 분석 코치라고 생각한다.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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