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삼성화재-대한항공 깜짝 트레이드, 4R 판도 바꿀까?

입력 2014-01-2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8일 V-POP 페스티벌에 등장해 ‘빠빠빠’ 댄스로 배구팬을 놀라게 한 현대건설 양효진. 김주하 염혜선 김수지 김진희와 팀을 이뤄 댄스그룹 크레용팝 못지않은 춤과 노래 실력을 과시했다. 동료들과 심심풀이로 했던 댄스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을 보고 KOVO가 출연을 요청해 성사된 무대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화재 레프트-대한항공 센터 보강 윈윈
신치용감독 격려에 저니맨 황동일 신바람

V-POP 페스티벌 망가진 스타들 폭소탄
인천아시안게임 男배구 박기원감독 재선임


파티는 끝났다. 일상으로 돌아왔다. 반환점은 이미 돌았다. 목표가 어렴풋이 보이는 4라운드가 22일부터 열린다. 아직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는 몰라도 숫자상으로는 모두에게 가능성이 있다. 3라운드 마지막 날인 16일에 결정된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2-2 트레이드가 후반기 변수다. 두 팀은 각각 세터 황동일·레프트 류윤식과 세터 강민웅·센터 전진용을 주고받았다. 두 팀 모두 필요한 부분을 얻었다. 선수이적이 금지되는 4라운드를 앞두고 많은 팀들이 물밑접촉을 하고 계산기를 두드렸지만 성사된 카드는 이것뿐이었다. 2013∼2014 V리그 남자부 판도를 바꿀 빅딜일까 아닐까.


● 삼성화재-대한항공 2-2 트레이드 막전막후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시즌 개막 전부터 트레이드 논의를 해왔다. 그러나 서로 원하는 선수에 대한 평가가 달랐다. 한동안 진행이 없었지만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15일 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2-2 트레이드를 제의했다. 세터와 센터가 필요해 현대캐피탈 한국전력 등과 트레이드를 협의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던 대한항공이었다. 더 미룰 수 없었다. 결론을 내렸다. 신 감독은 “올 시즌 뿐 아니라 컵 대회에 나가려고 해도 레프트 자원이 없어 고민이었다. 미래를 보고 류윤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리로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세터도 세터지만 내년 진상헌이 상무에 입대할 예정이고 이영택도 지금 무릎이 아픈데 간신히 뛰고 있다. 센터를 보강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여차했으면 강민웅은 시즌 개막 때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입고 뛸 뻔했다. 삼성화재가 이강주를 FA선수로 데려가면서 우리카드는 삼성화재로부터 보상선수를 받아야 했다. 이때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에 제안을 했다. “삼성화재에서 강민웅을 찍어 넘겨주면 우리카드에 필요한 포지션을 포함해 선수 2명을 주겠다”는 삼각트레이드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 카드는 선수 2명을 줘야하는 것에 대한항공이 부담을 느껴서 없던 일이 됐다.


● 6시즌 동안 유니폼을 4번 바꿔 입는 황동일

이번 트레이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황동일이다. 2008∼2009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캐피탈 유니폼을 입자마자 LIG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됐고, 2011시즌 대한항공으로 트레이드됐다. 지명한 신인을 곧바로 트레이드 하자 반발이 많았다. 그래서 ‘신인은 1시즌 동안 이적을 금지한다’는 새 조항이 생겼다. 이른바 황동일 법이다.

우리캐피탈에서는 사실상 뛴 적은 없지만 황동일은 이번 트레이드로 4개 팀 유니폼을 입는 신기록을 세웠다. 신치용 감독은 “17일 팀에 합류해서 면담을 했다, 기대주였는데 지금 처한 상황을 얘기하고 열심히 하라고 했다. 내년 3월 세터 목진영이 상무에서 제대하는데 그때까지 황동일의 세터 가능성을 보겠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 한 번 눈을 뜨는 계기만 잡으면 된다. 키도 크고 공격도 잘해 우선은 원포인트 블로킹이나 세터로 쓰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공격수 전환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데까지 마음껏 해보라”는 신 감독의 주문에 요즘 황동일은 신나게 훈련하고 있다는 후문.

대한항공으로 건너간 강민웅과 전진용도 새 팀 합류 첫날부터 야간훈련을 자청할 정도로 열의를 보여 김 감독이 흡족해 하고 있다.


● 출범 10주년 기념 올스타전이 남긴 얘기들

18∼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올스타전이 열렸다. 이번 잔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한국배구연맹(KOVO)와 선수들의 열정이 오롯이 담긴 행사였다. 시즌 도중 선수들이 짬을 내서 예능행사(V-POP 페스티벌)에 출연한 것에 감독들의 반발도 많았지만 팬들은 좋아했다. 생소한 분야에서 자신이 망가지더라도 V리그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열의가 돋보였다. 올스타전도 마찬가지였다. 19일 행사에 참가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가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간다”고 덕담을 했을 만큼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대표팀 감독 선발

대한배구협회는 17일 제11차 상무이사회를 열어 2014인천아시안게임까지 남자배구대표팀을 이끌어갈 사령탑에 박기원 감독을 재선임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대표팀 구성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2014월드리그 잔류, 세계남자선수권 출전권 획득, 아시아남자선수권 준우승의 성과를 일궈내는 등 3년간의 지도력을 인정받았다고 협회는 밝혔다. 박 감독은 2011년 이후 4년째 대표팀을 이끈다. 대표팀은 2014월드리그를 시작으로 8월 중순 AVC컵 남자대회와 8월말 세계남자선수권에 참가한 뒤 인천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한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하는 어려운 책무를 맡은 박 감독에게 KOVO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