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박진만 “내 꿈은 20번째 스프링캠프”

입력 2014-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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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현대에서 데뷔한 SK 박진만은 올해 플로리다로 19번째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매년 겨울을 해외에서 보낸 ‘국민 유격수’의 꿈은 이제 “20번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것”이 됐다. 스포츠동아DB

■ 프로 19번째 시즌 맞는 SK 박진만

1996년 신인 때 처음 밟은 플로리다
올해 주장으로 같은 곳서 스프링캠프
작년 4강 실패한 팀 재건 책임감 막중
유격수 최초 2000경기 출전도 눈앞

1996년 현대에서 데뷔한 박진만(38·SK)은 올해로 프로 19번째 시즌을 맞는다. 스프링캠프도 19번째다. 2012년 플로리다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오키나와 캠프에는 합류했다. 20년 가까이 매년 겨울을 해외에서 보낸 셈이다. 15일 플로리다로 떠난 그는 “스프링캠프는 한해의 시작 아닌가. 매번 가도 설렘이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 1996년 플로리다, 레전드 유격수의 탄생

1996년 1월. 청운의 꿈을 품은 약관의 신인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계약금 2억8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슈퍼루키’ 박진만이었다. 이미 현대와 계약한 순간부터 그는 화제를 모았다. 언론에선 “김재박, 이종범의 대를 이을 유격수”라고 극찬했다. “태어나서 그렇게 오래 비행기를 타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아마 시카고를 거쳐서 플로리다로 갔던 것 같은데, 20시간 가까이 걸렸어요.”

박진만은 플로리다 브래든턴에 위치한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정진호 코치 등은 지옥의 펑고로 박진만을 단련시켰다. 이미 고교시절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던 박진만은 민첩한 풋워크와 부드러운 송구능력을 갖춘 대형 유격수로 재탄생했다. 이후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그가 흘린 땀방울은 ‘레전드’의 밑거름이 됐다.


● 2014년 플로리다, 19번째 캠프…내 꿈은 20번째 캠프

박진만은 4일 2014시즌 SK의 주장으로 선출됐다. 스프링캠프에서의 책임감은 더 막중해졌다. 6년 연속(2007∼2012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SK는 지난해 4강 진입에 실패했다. 당면한 과제는 팀 재건이다. “와해된 팀 분위기를 하나로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개성이 하나로 뭉칠 때 무서운 팀이 되거든요. 프로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다보니, 캠프가 끝나면 그해 성적에 대한 느낌이 있더라고요. 캠프에서 한 해 농사가 좌우되기도 해요. 주장으로서 캠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박진만은 2013시즌까지 프로통산 1896경기에 출전했다. 유격수 최초의 2000경기 출전도 이제 가시권에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2014시즌은 중요하다. 그는 “2000경기 출전이 올해는 힘들 수도 있지 않겠나. 중간에 부상이라도 당하면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언젠가부터 내 목표는 그 다음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것이 됐다. 내년엔 20번째 스프링캠프를 떠나고 싶다”며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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