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두산 볼스테드 “한국무대에서의 활약 기대돼”

입력 2014-01-24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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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동아닷컴]

두산이 메이저리그 출신의 거포 호르헤 칸투(32)에 이어 역시 빅리그 출신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28)를 영입했다. 이로서 두산은 기존의 더스틴 니퍼트(33)와 함께 올해부터 3명으로 확장된 외국인 선수 엔트리를 확정했다.

플로리다 출신인 볼스테드는 200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레프트 1라운드(전체 16번)에서 플로리다(현 마이애미)에 지명됐을 만큼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주였다.

프로 첫 해 마이너리그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한 그는 2006년 총 26경기에 등판해 11승 8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해 당시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플로리다 유망주 1위에 선정됐다.

볼스테드는 1차 지명자답게 프로진출 단 3년 만인 2008년 7월 중간계투로 나와 콜로라도를 상대로 2이닝 무실점하며 빅리그 첫 승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5일 뒤인 7월 11일에는 다저스를 상대로 첫 선발등판해 8과 3분의 2이닝을 단 5피안타 1실점 하며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선발승도 거뒀다.

1년 뒤인 2009년 7월에는 샌프란시스코를 상대해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도 기록했다. 하지만 그는 2012년 1월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 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 해 컵스에서 승리 없이 6패로 부진하자 컵스는 그를 트리플 A로 내려 보냈다. 7월에 다시 빅리그로 복귀했지만 예전과 같은 기량을 찾지 못했다.

시즌이 끝나고 컵스에서 방출된 볼스테드는 2012년 10월 캔자스시티에 입단했다. 하지만 팀은 한 달 뒤인 11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를 만들기 위해 볼스테드를 임의탈퇴 처리했다. 이후 볼스테드는 2013년 1월 콜로라도와 계약하고 그 해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지만 6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0실점하며 부진하자 6월에 또 다시 방출되는 좌절을 맛봤다.



이후 볼스테드는 지난해 11월 LA에인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뒤 두산의 러브콜을 받아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에서 뛰게 됐다. 그의 메이저리그 6년 통산 성적은 35승 51패 탈삼진 442개 평균자책점 4.94.

볼스테드는 직구와 커브 외에 체인지업과 싱커, 슬라이더까지 5개의 구종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기에는 12시에서 6방향으로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가 일품이었고 체인지업은 주로 좌타자 그리고 슬라이더는 우타자를 상대로 자주 사용한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미국 애리조나에 위치한 두산의 스프링캠프에서 볼스테드를 만나 그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다음은 볼스테드와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최근 몸 상태는 어떤가?

“좋다. 정말 좋다. 스프링캠프를 치를 만반의 준비가 다 되어있다.”

-키(207cm)가 정말 크다. 설마 아직도 자라는 중인가?

“(웃으며) 아니다. 지난 2년간 계속 207cm를 유지한 걸 보면 더 이상 안 크는 것 같다. 다행이다. 하하.”

-인터뷰를 위해 당신에 대해 조사했는데 키가 커서 벤치클리어링 때 상대타자가 주먹을 휘둘러도 당신 얼굴 근처에도 안 가더라.

“하하. 오래된 일인데 알고 있었구나. 그렇다. 키가 큰 것이 그럴 땐 유리하다.”

-키가 커서 농구선수 생활도 했을 것 같다.

“그렇다. 하지만 야구를 더 좋아하고 소질이 있어서 고교시절 막판에는 야구만 했다.”

-두산에 입단하게 된 배경을 알고 싶다.

“입단 제의를 받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 호르헤 칸투도 두산에 입단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특히 한국야구가 경쟁력이 있는 곳이라서 내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데 유익할 것 같아 입단했다”

-한국에 진출했다고 메이저리그를 포기한 건 아닐 것 같다.

“그렇다. 한국에서 새로운 야구를 경험하고 배우면서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어디에서든지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두산과 재계약하거나 아니면 빅리그로 복귀하든지 등의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다. ”

-한국야구에 대해 어느 정도나 알고 있나?

“많이 알지는 못한다. 한국야구가 강하고 경쟁력 있다는 정도만 알뿐 선수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 등은 잘 모른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한국에서 뛰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지만 기대도 크고 매우 재미있을 것 같다.”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어릴 적에 야구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 롤모델은 누구였나?

“최근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오른 투수 그레그 매덕스(은퇴)를 가장 좋아했다. 매덕스 외에도 존 스몰츠 등 애틀랜타 투수들을 정말 좋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35승이나 거둔 투수다. 당신에 대한 한국 팬들의 기대가 크다.

“(웃으며) 나 역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35승을 올렸다는 것에 대해 매우 특별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내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팬들의 이런 기대가 부담이 될 것 같다.

“항상 그 것만 생각한다면 그럴 것이다. 하지만 경기 외적인 것들은 다 털어내고 항상 경기에만 집중하면서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러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올 시즌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나?

“물론이다. (웃으며) 하지만 외부에 알리지 않고 마음 속에 담아두겠다.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면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 첫 선발투수로 등판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다저스를 상대로 첫 선발 등판했으며 그 경기에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된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 (웃으며) 자료조사를 철저히 한 것 같다. 하하. 당시 그 경기에 칸투도 있었는데 특히 역사와 전통이 있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빅리그 첫 선발승을 기록해 정말 기쁘고 행복했다.”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맨 오른쪽).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맨 오른쪽).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그럼 반대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

“재작년 컵스에서 뛸 때가 가장 힘들었다. 당시 매 경기 많은 안타를 허용할 정도로 성적이 안 좋았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하고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당시에는 감당하기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좋은 경험이었다.”

-인생에는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야구적인 측면만 놓고 본다면 당신의 경우 2012년 이후 계속 하락세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지난 2년간 트리플 A에서 뛰었다. 성적부진으로 빅리그에서 밀려나다 보니 그에 따른 정신적인 혼란은 물론 제구력에 문제가 생기는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된 것 같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있나?

“물론이다. 그 동안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했다. 특히 부정적인 것을 말이다. 우선은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쳐내고 내가 현재 가장 먼저 해야 할 것들만 생각하면서 매 경기, 매 투구만 생각하고 집중하다 보면 분명 과거에 좋았던 투구내용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경기가 없거나 특히 오프시즌에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바닷가 근처인 플로리다 출신이라 시간이 나면 주로 낚시를 즐기는 편이다. 낚시 외에는 골프를 좋아한다.”

-야구선수들은 정말 골프를 좋아하는 것 같다. 두 운동 사이에 상관관계라도 있나?

“(웃으며) 야수들은 모르겠는데 나 같은 투수는 상관이 있는 것 같다. 골프에서 매 타 마다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이 마운드 위에서 매 투구마다 집중하는 것과 비슷해서 집중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만약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볼스테드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플로리다에 있는 마이애미 대학에 진학하려고 했다.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내가 수학을 좋아하고 잘했기 때문에 지금쯤 엔지니어 계통에서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두산의 외국인 선수들. 왼쪽부터 더스틴 니퍼트, 호르헤 칸투, 크리스 볼스테드.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두산의 외국인 선수들. 왼쪽부터 더스틴 니퍼트, 호르헤 칸투, 크리스 볼스테드. 사진 |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아직 플로리다에 사나? 그리고 실례가 안 된다면 결혼은?

“그렇다. 아직 플로리다에 살고 있으며 결혼은 하지 않았다. 물론 아이도 없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

“특별한 건 없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팬들이 ‘그란데(Grande)’라고 불렀다. 스페인어로 ‘크다’는 뜻이다. 하하.”

-징크스가 있다면?

“미신을 믿지 않는 편이라 다른 선수에 비해 많지 않다. 다만 경기장에서 파울라인을 밟지 않는 게 유일하다. 항상 파울라인을 건너 다닌다.”

-한국에서 야구 외에 가장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벌써 인터넷 등을 이용해 한국에 가면 무엇을 할 지 조사를 해났다. 특히 도시나 역사와 관련된 것들을 경험해 보고 싶어 박물관에도 가볼 것이고 한국에 대한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익히면서 직접 체험해 볼 생각이다. 기대된다.”

-끝으로 한국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

“우선 두산에 입단해 한국야구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매우 특별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한국야구 팬들의 뜨거운 열정을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싶고 특히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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