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4인이 분석한 외국인타자 판도

입력 2014-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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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위원-이효봉 위원-이순철 위원-이용철 위원(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스포츠동아DB

“극단적 ‘타고투저’ 없을 것…얼마나 빨리 한국에 적응하느냐 관건”

외국인타자들이 돌아온다. 2011년 라이언 가코(전 삼성), 코리 알드리지(전 넥센), 카림 가르시아(전 롯데·한화) 이후 명맥이 끊긴 외국인타자가 2014시즌 대거 등장한다. 외국인선수 보유한도 확대로 9개 구단이 모두 용병타자를 1명씩 거느리게 된 것이다. 이효봉·양상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과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가고시마 스프링캠프 등을 돌며 외국인타자들을 미리 살펴봤다. 대만에 캠프를 차린 NC를 제외한 모든 구단의 상황을 눈으로 확인한 4인의 야구전문가들로부터 올 시즌 외국인타자 판도와 더불어 이들이 촉발할 수도 있는 ‘타자의 시대’에 대해 물었다.


● 양상문 위원 “한국형 용병이 대거 출현했다!”

양상문 위원은 “‘한국형 용병’이 대거 등장하게 됐다”고 규정했다. 과거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외국인타자들은 일발장타력을 앞세웠지만 정교함이 떨어졌다면, 올 시즌 외국인타자들은 ‘팀 타격’ 마인드를 갖추고 있고 선구안 또한 빼어나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볼에 방망이가 나갈 확률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양 위원은 SK 루크 스캇,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 LG 조쉬 벨을 이런 유형의 타자로 분석했다. 선구안이 좋고, 타격 메커니즘이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양 위원은 “홈런 같은 한방의 기대감은 떨어질 수 있지만 허점이 적어 투수 입장에서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형 용병의 가세로 쉬어갈 타순이 거의 없어졌기에 경기 흐름도 끝까지 예측을 불허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외국인타자가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고, 중도에 보따리를 쌀 선수도 나올 것이기에 극단적인 ‘타고투저’는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 이효봉 위원 “용병 성패에서 순위 갈린다!”

이효봉 위원도 많은 경기를 보지는 못했다는 전제를 내세우긴 했지만 SK 스캇, 두산 호르헤 칸투, LG 벨 등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과거 외국인타자들에 비해 경력, 스윙 메커니즘, 파워, 나이 등에 있어서 실패할 확률이 적은 선수를 구단들이 엄선했다는 분석이다. 이 위원은 “구단들이 트리플A에서 뽑던 용병을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고르고 있다. 구단들이 그만큼 투자를 더 많이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한국프로야구가 국내타자 대 용병투수의 대결 구도였다면, 여기에 용병타자가 가세해 공격적으로 치열해지고 득점력이 높아지게 됐다”고 내다봤다. 다만 “용병투수가 건재하는 한, 극단적 타고투저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용병이 3명(NC는 4명)씩 뛰기에 용병 격차에서 순위가 요동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이순철 위원 “용병 성공의 조건은?”

이순철 위원 역시 “많이 못 봤다”며 조심스러워했지만 SK 스캇, NC 에릭 테임즈에게 기대를 걸었다. 이 위원은 “용병들이 기대만큼 홈런을 많이 칠 타자들은 아닌 것 같다. 콘택트 위주다. 그러나 작은 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들은 홈런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용병 성공의 3요소로 ‘스트라이크존’, ‘성격’, ‘몸쪽 유인구 대처’를 꼽았다. 결국 인내심 있는 타자가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를 제외하면 ‘한국형 용병’ 위주의 선발이기에 선구안과 인내심이 아주 중요하다. 이 위원은 “투수까지 합치면 용병이 전력의 40%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타자가 적응에 실패한 팀은 시즌 운용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 이용철 위원 “선수, 구단 모두 인내심 필요”

이용철 위원은 아예 성공할 외국인타자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이 위원은 “수싸움, 성격, 클러치능력, 타격 메커니즘 등을 두루 살펴야 하는데 용병은 연습경기 때 다르고, 시범경기 때 다르고, 개막 들어가면 또 다르다”고 말했다. 또 “팀마다 용병타자에 기대치가 큰 만큼 실망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용병타자는 타석에서 적응하기 위한 ‘인내심’이 필요하고, 구단들은 용병이 한국야구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단, 시간을 언제까지 줘야 할지 구단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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