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수원,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은 산토스 더비?

입력 2014-03-07 1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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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잘 뽑은 용병 하나가 팀 전체를 살린다는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까지 FC서울에서 뛴 특급 스트라이커 데얀(장수 쑤엔티)이 거의 휩쓸다시피 했던 K리그 득점왕 판도를 보면 용병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수원 삼성에게는 브라질의 ‘작은 거인’ 산토스가 그런 존재다. 지난 해 정규리그 5위에 머물러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놓친 수원이지만 산토스의 활약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작년 여름 선수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산토스는 정규리그 후반기 19경기에 나서 8골 1도움을 올렸다. 시즌 초반부터 공격수들의 연이은 부상 이탈 등으로 인해 오롯이 전력을 꾸리기 어려웠던 수원 서정원호가 그나마 분전할 수 있었던 까닭이었다.
신장이 165cm 밖에 되지 않지만 존재감은 상당히 컸다.

올해 수원은 9일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을 시작으로 기나긴 레이스의 첫 걸음을 뗀다. 여전히 모기업 삼성전자의 투자는 저조했다. 당연히 풍성한 지원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 시점에서 수원이 기댈 구석은 역시 산토스다.

산토스는 제주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세 시즌 동안 제주에서 뛰며 42골 20도움을 올렸다. 그러다 작년 초 중국 슈퍼리그의 우한에 새로이 둥지를 틀었으나 적응에 실패했다. 선택은 간단했다. K리그 유턴이었다.

제주 박경훈 감독도 옛 제자인 산토스가 부담스럽긴 마찬가지. 3일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박 감독은 “수원의 공격진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특히 나와 함께 했던 산토스가 마음에 걸린다. 솔직히 이번 경기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수원과 제주의 개막전 핵심 포인트는 결국 ‘산토스 더비’로 볼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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