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호 원장의 4050 밥상머리 클리닉] 우울증 치료 첫발은 장내 유해균 제거

입력 2014-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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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 환자에 좋은 식단

약 의존도 줄이고 배변 개선하는 게 우선
장에서 만드는 세로토닌 부족하면 발병
고기·우유 끊고 청국장·채소 섭취해야


100세 시대가 눈앞에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 사망률은 전 세계 1위다. 암 심장병 고혈압 당뇨 등으로 ‘한창’ 나이에 스러져가고 있다. 40,50대 때 건강을 놓치면 향후 30∼40년의 인생은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40,50대들이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선 먼저 밥상을 바꿔야 한다. 히포크라테스가 일갈했듯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 밥상을 바꾸어 건강한 백세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융합의학자 방기호 원장과 함께 음식과 건강이야기를 풀어간다.


● 하루 두 번 장을 비우는 자연식 식단

피로에 지친 40대 남성이 진료실에 들어왔다. 그리고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졸로프트(우울증약)과 스틸녹스(수면제) 처방전이었다.

“신경과 약인데 주치의 선생님께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삼 년째 똑같은 처방인데 선생님께 부탁드립니다.”

“그 전에 한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대변은 하루에 몇 번 보시나요?”

“삼일에 한번 정도요.”

“네, 원인이 나왔네요.”

“네?”

“하루에 식사는 몇 번하십니까?”

“세 번 합니다.”

“그럼 대변도 하루 3회 정도 보아야 정상입니다. 동물은 보통 하루 3회 이상의 변을 봅니다. 인간만이 사회적 학습으로 하루 1회가 정상이라고 배웠습니다.”

내 처방은 단순했다. 약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배변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신중하게 약물을 줄이고, 장에 좋은 음식으로 식단을 바꿔 보라고 했다.

“이 식단은 하루 변을 2회 이상 볼 수 있는 자연식입니다.”

▷ 채소와 과일을 하루 350g씩 먹는다.

▷ 현미90% + 조5% + 수수5%로 리조또(덜 익힌 밥)를 해 먹는다.

▷ 매 식사마다 곤약 50g과 물에 불린 다시마 50g씩 먹는다.

▷ 아침에 일어나서 아메리카노(매우 연한 원두커피)한 잔, 저녁7시까지 두 시간마다 물 한 잔씩.

▷ 유산균 캡슐 아침저녁 1회 복용

한 달이 채 안되어, 그분이 활기찬 청년의 표정으로 들어왔다.

“선생님,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3일 전부터 하루 두 번씩 화장실에 가요!”

“우울한 기분은 어떤가요?”

“날아갈 것 같다니까요?”

환자는 매일 아침 복용하던 졸로프트(우울증 약)를 끊고 저녁에 사용하는 스틸녹스(수면제)도 끊었다.


● 우울증은 마음이 아닌 뇌의 문제…세로토닌 부족 땐 우울증

장은 두뇌와 관계없이 독자적인 판단을 하는데 장점막은 자율신경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장 신경에서는 행복한 느낌을 전달하는 세로토닌을 만든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증이 온다.

우울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마음먹기의 문제가 아니라 뇌에 기질적인 문제가 생긴 것이다. 우리가 어떠한 감정을 느낄 때 수천억 개의 뇌세포가 연결돼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세로토닌이 줄어들면 감정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우울증이 쉽게 온다.

그런데 우울증에 관한 가장 흔한 오해가 있다. 우울증 환자의 주된 증상이 우울함으로 잘못알고 있는데, 우울증환자의 초기에는 우울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불안과 분노이다. 그 이유는 세로토닌 부족으로 아드레날린분비를 조절하지 못해서 불안하고 화가 나는 것이다. 따라서 배우자나 자녀가 최근 들어 갑자기 불안해하고 화를 낸다면 먼저 우울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먼저 숙변을 잡아라…변비는 우울증을 유발한다”

세로토닌은 왜 부족해지는 것일까? 장내 유해균과 관련이 깊다. 장내 유해균은 장내 부패균이라고도 한다. 노벨수상자인 메치니코프는 모든 병의 근원은 장내 부패균이라고 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부패된 음식을 먹지 않으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겠지만 문제는 음식의 종류이다. 육류와 유제품 같은 동물성 단백질의 소화율은 70%밖에 되지 않아 나머지 30%는 장내에서 부패된다. 이것이 바로 숙변이 되며 숙변은 장내 부패균이 좋아하는 최고의 먹잇감이다. 이 숙변을 먹고 장내 세균이 번식하여 독소를 분비한다. 독소는 장 점막을 파괴하여 세로토닌 생산을 방해한다. 그 결과, 우울증이 쉽게 온다.

이와 같이 우울증이 생기는 이유는 뇌의 문제가 아닌 장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세로토닌의 80%는 장점막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정신이 맑지 않고 쉽게 짜증이 나는 이유가 바로 세로토닌 부족 때문이다. 실제로 우울증환자의 약 85%는 변비질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우울증 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변비이다. 약주고 병주는 아이러니한 약이다.


● 우울증 환자는 과도한 육류와 유제품 섭취 줄여야

필자는 우울증 환자에게 먼저 장내 부패균을 없애는 방법을 권한다. 첫 번째 과도한 육류와 유제품을 줄여 숙변을 근원적으로 차단시킨다. 두 번째로 유산균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다. 유산균 제품을 먹으려면 약국에서 캡슐형태로 된 것이 좋다. 유산균 캡슐은 위산에 의해 녹지 않고 장에서 작용하여 유익균을 증식시킨다. 한달 비용은 2, 3만원 정도다.


● 청국장 김치 현미 푸른잎채소 통과일을 먹어라

유산균에 대한 해답은 우리 전통음식에도 있다. 청국장이나 김치에는 요구르트보다 천배이상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청국장의 장점은 어느 정도 끓여도 유산균이 대부분 생존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고기, 생선, 계란, 우유와 같은 부패균의 먹이를 계속 과도하게 먹는다면 아무리 유산균을 많이 먹어봤자 소용이 없다. 이것은 마치 쓰레기 매립장에 가정용 진공청소기를 가져가는 격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장내 세균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내 유익균이 좋아하는 현미와 푸른잎 채소, 과일을 껍질째 먹으면 된다. 장내 유익균은 장내 부패균을 몰아내고 장점막을 복원시킨다. 장점막은 세로토닌을 생산을 늘려 평생 행복한 기분으로 살게 만든다.

방기호 원장



방기호 원장은?

채식을 바탕으로 한 ‘식이의사’ 개념을 도입한 국민 건강 주치의다. 조직세포학과 효소 면역학적인 치료를 접목해 융합의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각종 매체에 출연해 잘못된 의학상식을 바로잡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송파성모병원과 이내과 진료부장을 지낸 후 현재 탈모 치료 전문 방의원 원장으로 있다. ‘대머리를 기만하지 마라’ ‘남자의 밥상’ 등의 책을 썼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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