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 ‘겨울왕국’ 1000만 관객 돌파…‘렛 잇 고’ 없이 가능했을까?

입력 2014-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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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은 OST의 파워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1000만 관객을 넘을 수 있던 원동력은 주제가 ‘렛 잇 고’의 폭발적인 인기 덕분이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

■ 흥행부르는 마법 ‘OST의 힘’

‘겨울왕국’ OST 앨범 7만장·10억원 수익
주제곡 ‘렛 잇 고’ 신드롬이 흥행 이끌어
드라마서도 최근 ‘별그대’까지 OST 열풍

“영상 동반한 OST는 오래 기억되는 효과”
무명 가수서 스타 가수로 참여폭도 확대


더 이상 영상을 돋보이게 하는 보조 수단이 아니다. 이젠 신드롬의 당당한 주역이다. 영화와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 흥행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다양한 세대의 귀를 사로잡으며 쉽게 듣고 즐기는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각광받는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1000만 관객을 넘어선 데는 주제곡 ‘렛 잇 고’의 신드롬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최근 막을 내린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 역시 삽입곡 ‘마이 데스티니’로 시너지를 냈다. 완성도 높은 OST가 흥행에 필수 조건이 됐다는 의미다.

과거에도 작품에 유명세를 더해준 주제곡은 있었지만 최근 2∼3년 사이 OST의 비중과 역할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겨울왕국’보다 더 유명한 노래 ‘렛 잇 고’가 수록된 OST 앨범은 현재 7만장이 넘게 팔려 약 1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또한 ‘렛 잇 고’의 음원 수익은 1,2월 집계결과 약 10억원이다. 소위 ‘팔리는’ 영화 OST가 등장한 건 2012년 ‘레미제라블’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레미제라블’이 앨범과 음원을 합쳐 9억원을 벌었지만 ‘겨울왕국’은 이미 이를 압도했다.

‘응답하라 1994’. 사진제공|tvN


드라마에서 OST 열기는 더욱 뜨겁다. 2009년 ‘아이리스’를 시작으로 2011년 ‘시크릿 가든’, 2012년 ‘신사의 품격’, 최근 ‘별그대’까지 거의 매년 ‘OST 대박’ 드라마가 탄생했다. 뮤직드라마를 방불케 한 tvN ‘응답하라 1994’(포스터)도 빼놓을 수 없다. ‘별그대’ OST의 제작·유통을 맡은 로엔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OST 수익은 약 30억원선으로 현재 중국과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 여러 나라로부터 계약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해외 수요가 더 많아 향후 매출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OST를 향한 대중의 지지는 국내 대중음악 공인 사이트인 가온차트가 발표한 ‘2013년 디지털 음원 판매 순위’에서 고스란히 증명된다. 톱 100위에 진입한 노래 가운데 드라마 삽입곡은 총 11곡에 이른다.

그렇다면 대중은 왜 이토록 OST에 열광할까.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대중음악은 퍼포먼스 중심의 보는 음악에 치중해 있다”며 “들으면서 즐기는 감상음악에 대한 수요가 OST로 몰리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영상을 동반한 OST 특성상 대중의 감성을 더욱 자극하고, 이는 오랫동안 추억으로 기억되는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실제로 ‘렛 잇 고’는 국내에는 낯선 가수 이디나 멘젤이 불렀지만 기승전결이 분명한 전개와 폭발적인 가창력이 더해져 2월 초 국내 모든 음원 사이트 1위를 싹쓸이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참여 가수들의 면면이 화려해진 것도 OST 인기의 또 다른 요인이다.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과거에는 무명의 가수들이 OST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수요가 늘면서 백지영 성시경 린처럼 스타 가수가 몰린다”며 “가수 입장에서도 히트곡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윈윈의 기회로 의욕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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