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법 아는 울산의 딜레마

입력 2014-03-14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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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법은 안다.”

울산 현대는 순항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거침없는 3연승을 달리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김신욱(26)이 3경기 연속 골을 넣었고, 골키퍼 김승규도 연일 선방 쇼를 펼쳐 보이고 있다. 수비진의 안정도 도드라진다.

3경기 동안 6골1실점했다.
경기당 2골을 넣었고, 실점률은 0.33에 이를 정도로 낮다. 외관상 공수에서 안정을 두루 갖춘 이상적인 팀의 모습이다. 선수들은 “이기는 법은 안다”고 자신한다. 지난 3년 간 챔스리그 우승 1차례와 2번의 K리그 클래식 준우승을 차지하며 얻은 저력이다.

‘이기는 습관’이 도리어 딜레마에 빠뜨렸다. 울산은 3연승하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다.
하지만 미드필드에서의 공 간수는 부족했고, 잦은 패스 미스로 원활하게 공격 전개를 이뤄내지 못했다. 득점 루트는 작년과 다르지 않았다. 롱 볼과 크로스에 의한 득점 장면이 눈에 띄었다. 코칭스태프도 쉬이 만족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기존의 플레이를 좀처럼 버리지 못하고 변화를 꺼린다는 판단을 내렸다.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울산 조민국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 내용과는 상관없이 이기는 법을 알지만 오랜 시간 수비 위주 축구를 하면서 공격축구로의 변화가 잘 이뤄지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을 앞두고 의욕적으로 다가섰으나 만만치 않았다. 급진적인 변화 대신에 점진적인 도약을 택했다. 장기 레이스에 승점을 따면서 하나둘 바꿔나가자는 취지다.

롱 볼과 패스축구를 조금씩 섞어가며 공격축구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대신 김선민과 고창현, 백지훈 등이 조금씩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조 감독은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수비진은 올라왔다. 공격수들의 호흡만 터져주면 조금 더 나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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