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국이다] 김수현 “전세기까지 보내다니…중국서 인기 실감했죠”

입력 2014-03-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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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주역 김수현의 소망은 소박하다. “중국 팬들과 오랫동안 기억할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한류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각오도 갖고 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 대륙을 사로잡은 남자 김수현

대륙을 홀린 남자. 최근 중국에서 다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의 또 다른 ‘중심이자 핵’으로 김수현을 꼽는 데 이견은 없었다. 중국 한류를 이끌며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는 그는 자신의 구슬땀이 한국 대중문화를 알리는 매개가 될 거란 기대에 지칠 줄 모른다. 스포츠동아가 김수현에게 한류와 중국에서 겪은 경험을 물었다. 그는 신중한 성격답게 진솔한 답변을 내놨다.


운 좋게 매력적인 캐릭터만 만나 행운
어린시절부터 중국문화에 궁금증 커
팬들과 마음 나눌 수 있게 중국어 열공
롤모델 배용준 선배처럼 스텝바이스텝


김수현(26)은 요즘 서울보다 중국의 여러 도시에 머무는 날이 더 많다. 중국에서는 이름 대신 ‘도민준 씨’로 불린다. 신드롬을 일으킨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여파다. ‘도교수’라는 애칭도 있다. 중국 팬과 만날 때마다 김수현은 신기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우리 드라마로 공통의 관심사가 생기고 함께 얘기할 소재가 만들어진 게 흥미롭다.”

8일 장쑤위성TV 예능프로그램 ‘최강대뇌’ 출연은 단연 화제였다. 주최 측은 김수현을 위해 전용기까지 띄웠다. 김수현이 중국 내 자신의 인기를 피부로 체감한 순간도 바로 이때다.

“솔직히 이전까지 잘 몰랐다. ‘최강대뇌’가 중국에서 처음 출연한 프로그램이어서였을까. 녹화 때는 방청객이 1000명이나 됐다. 와! 정말 큰 관심을 받는구나. 그제야 알았다.”

김수현이 한류의 중심으로 도약한 건 3년 전이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얻으면서다. 지난해 주연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힘을 보탰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건 ‘별그대’다.

중국 팬들의 환호를 접할 때마다 “아직 얼떨떨하다”는 그는 원동력으로 자신의 재능보다 ‘사람’과 ‘작품’을 꼽았다.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운이 좋다”는 자평.

“특별한 비결은 없다. ‘별그대’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났고 그 안에서 열심히 살았다.”

물론 김수현에게도 중국은 호기심의 대상이다. “아직 많은 부분을 알지 못하고 언어나 문화도 공부해야 할 입장”이라며 “부담스럽지만 호기심이 발동한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김수현은 연기자를 꿈꾸던 어린 시절 중국영화를 두루 섭렵했다. 이를 통해 중국문화를 향한 궁금증을 키웠다. 그는 “딱 한 사람을 뽑기 어려울 정도로 멋진 감독과 배우들이 많은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

해외 활동이 늘면서 추억도 쌓인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중국 개봉 당시 김수현은 한 행사장에서 자신의 극중 의상을 그대로 흉내 낸 팬과 만났다. 어떻게 구했는지 ‘삼선슬리퍼’까지 신은 모습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관심을 표현하는 방식은 한국과 중국이 비슷하다. 중국 팬들은 주로 드라마를 통해 나를 보기 때문인지 일상생활이 어떨까 많이 궁금해 한다. 적극적인 의견을 주는 팬도 많다.”

다만 중국어에 능통하지 않아 팬들과 자주 대화할 수 없는 건 아쉬움이다. 중국어 실력을 묻자 김수현은 수줍게 “초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본어와 영어 실력이 상당한 그는 “일정이 많아 중국어를 공부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앞으로 중국어도 익힐 생각이다.

“팬과 만났을 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배우고 싶다.”

찾는 곳 많고, 갈 곳은 더 많은 김수현이지만 급하게 달릴 생각은 없다. “차근차근 걸어가자”고 마음먹은 건 자신의 ‘롤 모델’인 배용준의 영향이 크다.

“해외에서 한국 작품과 배우를 향한 관심이 시작된 건 배용준 선배부터다. 한류의 출발점이면서 지금 위상도 여전하다. 작품을 대하는 모습이나 생활 속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사람 관계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

김수현은 22일 대만과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해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팬미팅을 잇는다. 바람은 소박하다.

“오랫동안 기억될 추억을 쌓고 싶다.”

사진|스포츠동아DB



● 김수현은?

그 시작은 평범했으나 이젠 누구보다 빛나는 스타. 1988년 2월16일생. 2007년 MBC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 2009년 SBS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의 주인공 고수의 아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1년 KBS 2TV ‘드림하이’로 주연 자리를 꿰찬 뒤 이듬해 MBC ‘해를 품은 달’로 마침내 적수 없는 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승승장구, 2013년 첫 주연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690만명을 모았다. ‘티켓파워’를 입증한 유일한 20대 배우. ‘별에서 온 도민준’의 중국 점령도 이미 시작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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