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정 일정도 제멋대로…매너 ‘꽝’저우

입력 2014-03-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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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전주서 전북과 챔스리그 리턴매치 앞두고 신경전
회견 스케줄·숙소 등 일방 통보…전북 “졸부근성의 표본”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대표 전북 현대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만남은 ‘악연’으로 점철됐다. 두 팀은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한 조(G조)에 편성됐다. 3년 연속이다. 올 첫 대결은 18일 광저우에서 이뤄졌다. 1-3 전북 패. 납득할 수 없었다. 전북은 1-2로 뒤진 후반 13분 정인환의 헤딩골이 상대 골키퍼 차징으로 판정 받아 땅을 쳤다. 분노한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런 식이면 아시아 어떤 팀도 광저우 원정을 이길 수 없다”고 비꼬았다. 프로축구연맹도 ‘판정 유감’의 뜻이 담긴 공식 서한을 AFC에 발송했다. 이에 AFC는 “(한국 측) 뜻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최근 전해왔다.

전북과 광저우의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2차 대전은 벌써 시작됐다. 4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조별리그 4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전운이 감돈다. 광저우는 25일 한마디 상의 없이 자신들의 스케줄을 이메일로 보내왔다. 경기 전날(4월 1일) 공식 기자회견을 오후 5시에 한 뒤 공식 훈련을 오후 5시30분부터 진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전북의 생각은 달랐다. 당초 전북은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 피곤한 상대를 배려해 오후 2시30분으로 잡았다. 결국 전북은 AFC 경기감독관 승인 하에 ‘오후 2시30분 기자회견, 오후 5시30분 훈련‘을 알렸다. 답은 아직 없는 상태다.

챔스리그 공식 일정은 홈팀 재량에 달려있다. 원정팀이 홈팀에서 제시한 스케줄을 정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광저우는 전북이 원정을 떠났을 때도 행사 하루 전 바뀐 일정을 통보했다.

이해 못할 일은 또 있다. 대회 규정에 따라 홈팀은 원정팀에 2박3일 체류비용을 댄다. 그런데 광저우는 전북의 호의를 뿌리쳤다. 31일 입국하는 광저우는 전북으로 향하지 않고 인천국제공항 인근 호텔에 머문 뒤 4월 1일 전북이 예약한 군산의 한 호텔로 이동한다. 경기 당일에도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인천으로 향한다. 전북으로선 1박 비용이 굳었지만, 기분이 유쾌할 리 없다.

지난해 대회 때도 광저우는 전북 원정 기자회견을 소화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30년 만에 가장 아팠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댔다. AFC가 벌금 1000달러를 부과했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예의도, 배려도 없다. 졸부 근성의 표본이다. 원정에서 당한 수모를 되돌려주는 것조차 아깝다”며 혀를 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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