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행 열쇠…당신의 ‘뒷문’은 안녕하십니까?

입력 2014-04-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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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9개 구단, 뒷문은 안녕하십니까?

프로야구는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다. 올 시즌은 특히 그렇다. 야구 전문가들도 “4강에 오른 팀을 예상하는 게 올해처럼 어려운 적이 없다”고 혀를 내두르고 있다. 개막 2경기에서도 8개팀이 1승1패씩을 나눠 가지며 공동 1위에 올랐다. 8개구단이 개막 2연전을 1승1패로 마감한 건 2004년 이후 10년 만이자 역대 2번째다.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동이 했고, 외국인타자제도가 도입되면서 전력이 평준화된 까닭이다.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과 MBC 스포츠플러스 양상문 해설위원은 “우승팀은커녕 4강팀 구분도 쉽지 않다. 그만큼 9개팀의 전력이 비슷해졌다”며 “4강 싸움의 키(key)는 외국인선수들의 활약도와 불펜이다. 특히 불펜이 중요해질 것이다. 정규시즌은 길다. 뒷문이 불안하지 않은 팀이 긴 레이스를 버티고 4강에 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최고 승리조? 삼성-LG-넥센

양상문 위원은 9개 구단 중 불펜이 강한 팀으로 삼성, LG, 넥센을 꼽았다. 각 팀의 마무리투수인 임창용(삼성), 봉중근(LG), 손승락(넥센)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양 위원은 “세 선수는 일단 다른 팀 마무리투수에 비해 경험이 많다”며 “이미 몇 년에 걸쳐 뒷문지기로 시즌을 겪어봤기 때문에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효봉 위원도 “마무리투수는 구위뿐 아니라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마무리만 두고 봤을 때 삼성, LG, 넥센, SK(박희수)까지 좋다”며 “단순히 한 투수가 좋다고 불펜이 좋은 것은 아니다. 승리조 구성을 봤을 때 얘기가 달라진다. 불펜이 가장 좋은 팀은 심창민~안지만~임창용이 버티고 있는 삼성이다. 한현희~손승락이 있는 넥센과 이동현~봉중근이 버티고 있는 LG도 괜찮다. 이용찬이 마무리를 맡고 있는 두산도 불펜 멤버 구성은 좋다”고 말했다.


● 의문부호가 붙어있는 마무리투수들

변수는 있다. 임창용과 이용찬은 수술을 했다. 양 위원은 “임창용이 들어오면서 오승환이 빠진 삼성 불펜이 다시 강해졌지만 일단 던져봐야 안다. 이용찬도 마무리 경험이 있고, 잘 던져준다면 두산에 큰 힘이 되겠지만 수술을 했고 지난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있다”고 지적했다.

SK와 한화, 롯데, KIA도 강한 불펜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 위원은 “SK에는 박희수라는 좋은 마무리가 있지만 그 앞을 지켜줄 확실한 셋업맨이 없다. 박희수에게 부담이 가중되면 팀이 흔들릴 수 있다”며 “김성배(롯데)나 송창식(한화)은 손승락이나 봉중근처럼 상대에게 위협적인 마무리라고 할 수 없다. 롯데 불펜에 최대성 이명우가 있고, 한화에는 김혁민 박정진 등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보긴 힘들다. NC 김진성은 1군 무대에, KIA 어센시오는 한국무대에 검증이 안 된 투수다”고 분석했다.


● 불펜이 강해야 4강 이상!

양 위원과 이 위원은 불펜의 활약도에 따라 4강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 위원은 “정규시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더욱더 전력차가 나지 않는다”며 “불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뒷문이 강한 팀이 4강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위원도 “시즌은 길게 봐야 한다. 불펜이 강하면 한 시즌 경기운영이 쉬워진다”며 “반면 우리 팀 불펜이 약하면, 혹 상대팀 불펜이 강하면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봉중근이나 손승락이 나오면 8, 9회라도 승부를 걸기 쉽지 않지만, 불펜이 약하다는 이미지가 각인된 팀과 맞붙는다면 경기 후반이라도 공격적으로 갈 수 있다. 선발은 잘 던지고도 경기 내내 불안해야 하고 타자들도 타석에서 부담이 커진다. 이런 경기가 쌓이면 팀에 피로도가 높아지고 나중에는 이로 인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시즌은 이제 막 시작했다. 양 위원과 이 위원 모두 “좀더 지켜봐야한다”고 여지를 뒀다. 이 위원은 “4월까지는 지켜봐야 팀 전력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각 사령탑들이 불펜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가 팀 순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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