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머신’ 추신수가 살아났다

입력 2014-04-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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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르 레인저스 추신수. 동아닷컴DB

■ 멀티히트·볼넷·사구 ‘만점활약’

필라델피아전 첫 타석서 이적 후 첫 안타
9회말 볼넷 출루…결승 득점으로 팀 승리
추신수 “오늘은 내가 할일 다 한 느낌이다”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한 경기였다. 추신수(32)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역대 FA계약 총액 순위 27위의 대형 계약을 맺고 텍사스에 입단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가 사랑하는 대형 홈런 타자가 아니다. 그러나 텍사스는 만 30세를 넘긴 외야수를 7년 장기 계약으로 영입했다. 그 이유는 4할 이상의 출루율에 20개 이상 홈런을 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리드오프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활약한 추신수의 모습은 팀의 바람대로 ‘출루머신’ 그대로였다.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홈경기에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추신수는 시즌 1호 안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에 볼넷과 몸에 맞는 공 1개를 기록했다. 한 경기에서 무려 4차례나 출루해 텍사스가 가장 원했던 리드오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2-2로 치열하게 맞선 9회말이 강렬했다. 추신수가 선두타자로 나오자 필라델피아는 투수를 좌완 마리오 홀랜드로 교체했다. 추신수의 출루를 어떻게든 막겠다는 승부수였지만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1루로 출루했다. 이어 엘비스 안두르스가 희생번트를 댔고 프린스 필더가 볼넷으로 출루 1사 1·2루가 됐다. 4번 애드리안 벨트레가 중전 안타를 때리자 추신수는 번개처럼 홈까지 달려 끝내기 결승 득점을 올렸다. 프린스 필더와 애드리안 벨트레라는 리그 정상급 중심 타선을 구축한 텍사스가 그토록 원했던 마지막 퍼즐로 뛰어난 출루와 주루 능력에 장타력까지 갖춘 강력한 리드오프의 조합이었다.

1일 개막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추신수는 1회말 첫 타석에서 필라델피아 선발 A.J 버넷의 7구 시속 150km 빠른 공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렸다. 텍사스 이적 후 첫 안타이자 시즌 1호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몸에 맞는 공 1위(26개)를 기록했던 추신수는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시즌 첫 사구를 기록했다.

5회말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추신수는 1-2로 뒤진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완 제이크 디크먼의 시속 157km 강속구를 밀어쳐 좌익수 쪽으로 강하게 흐르는 안타로 출루했다. 안두르스의 희생번트로 2루에 안착했고 필더의 내야 땅볼 때 3루를 밟았다. 이어 벨트레의 2루타로 시즌 1호 득점을 올렸다. 7회 동점 득점을 올린 추신수는 9회 결승점까지 올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직접 찍었다. 시즌 타율은 7타수 2안타 (0.286)가 됐다.

텍사스 론 워싱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추신수가 없었으면 경기 막판 2점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추신수가 승리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추켜 세웠다. 추신수는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팀이 승리해 기분이 좋다. 오늘은 내가 할일 다 한 느낌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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