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EPL] 우승 노리는 리버풀…봄날은 다시 온다

입력 2014-04-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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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명가의 부활

선두 리버풀, 첼시·맨시티와 우승 다툼
2006년 FA컵 이후 8년 만에 정상 도전
29골 수아레스, 역대 시즌 최다득점-6

13일 3위 맨시티와 홈경기 마지막 고비

5월 종료되는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레이스가 치열하다. 한 달여 남은 현 시점에서 리버풀이 승점 74(23승5무5패)로 1위, 첼시가 승점 72(22승6무5패)로 2위, 맨체스터시티(맨시티)가 승점 70(22승4무5패)으로 3위에 올라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아스널(승점 64)과 에버턴(승점 63)의 4위 경쟁도 흥미롭지만, 리버풀-첼시-맨시티의 3파전으로 좁혀진 리그 우승다툼에 비할 바는 아니다.


● 과거의 영화를 되살려라!

리버풀의 행진이 특히 놀랍다. 맨시티가 비록 리버풀과 첼시에 비해 2경기 적은 31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아 반전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리버풀의 선두 독주에는 큰 의미가 담겨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리버풀이지만 우승 기억이 제법 오래됐기 때문이다.

2005년 리버풀은 지금도 생생하게 회자되고 있는 ‘이스탄불의 기적’을 연출했다. 그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AC밀란(이탈리아)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0-3으로 끌려가다 기적적으로 동점을 만든 뒤 승부차기 끝에 유럽 정상에 섰다. 이듬해인 2006년에도 잉글랜드 FA컵에서 우승했다. 리버풀의 전성시대였다. 그러나 이후 리버풀의 우승행진은 끊겼다.

올 시즌 리버풀이 맹위를 떨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명 ‘SAS’라인으로 불리는 다니엘 스터리지, 루이스 수아레스의 공이 컸다. 둘은 최상의 호흡을 보였고, 정규리그에서 수아레스가 29골, 스터리지가 20골로 득점랭킹 1·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수아레스는 정규리그 종료까지 5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EPL 출범 이후 한 시즌 최다득점 기록 경신에도 도전하고 있다. 역대 EPL 단일 시즌 최다득점은 1993∼1994시즌 앤드루 콜(뉴캐슬)과 1994∼1995시즌 앨런 시어러(블랙번)의 34골이다. 수아레스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또 몰아치기 득점쇼를 펼친다면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리버풀의 정신적 지주이자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는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리버풀은 챔피언이 되기 위해 필수요건인 기술과 체력, 관록까지 모든 요소를 갖췄다”며 우승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리버풀 브랜던 로저스 감독은 “우리는 첼시, 맨시티, 아스널 등의 뒤를 조용히 뒤쫓아가는 망아지”라고 했지만, 현재의 행적은 ‘망아지’가 아닌 ‘경주마’다.


● ‘참사’의 아픈 기억을 우승의 ‘영광’으로!

13일(한국시간) 리버풀은 홈구장 안필드에서 맨시티와 격돌한다. 서로를 꼭 꺾어야 하는 승부. 그러나 이날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는 리버풀을 향하고 있다. ‘힐스보로 참사’ 25주년 추모식 때문이다. 1989년 4월 15일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FA컵 준결승 때 골대 뒤 관중석에 좌석수보다 훨씬 더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96명의 리버풀 팬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기는 킥오프 휘슬이 울린지 6분 만에 막을 내렸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다가올 주말(한국시간 13∼14일) 모든 정규리그 경기와 FA컵 경기의 킥오프 시간대를 7분 늦추기로 결정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심판진과 각 팀 선수단이 1분간 묵념하는 추모행사를 펼친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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