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WKBL…총재 리더십 어디에?

입력 2014-04-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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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의 반발을 사는 WKBL 행정은 최경환 총재(사진)를 배경으로 한 신선우 전무이사의 독선적인 업무 처리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평가다. 여자농구계가 뒤숭숭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스포츠동아DB

시즌 납회행사에 한 구단은 전원 불참
WKBL 직원들 고압적 자세 원성 높아
신선우 전무이사 독선·전횡도 도마에
최경환 총재 의욕 무색하게 곳곳 잡음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원내총무를 맡고 있는 최경환 총재는 취임 초기부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점차 그 같은 리더십은 희석되고 WKBL 곳곳에서 타성에 젖은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신선우 전무이사의 전횡까지 겹쳐 일부 구단이 WKBL에 등을 돌리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 불만 쌓여가는 구단들

이달 2일 서울 청계산에서 열린 WKBL 시즌 납회 행사. 최경환 총재를 비롯한 WKBL 임직원과 6개 구단 코칭스태프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A구단의 불참으로 미묘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A구단 코칭스태프 전원의 불참은 WKBL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뿐 아니다. B구단 사무국장은 10일 “언제부터인가 WKBL이 구단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우리를 회원사로 보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강압적일 때가 많다”고 밝혔다. 최 총재는 2012년 8월 취임 이후 의욕적으로 제도 개선 등을 이끌어 여자프로농구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집권당 실세인 최 총재의 힘을 믿고 일부 WKBL 직원들이 구단에 고압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원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 자신의 명성에 스스로 흠집 내는 신선우 전무

최경환 총재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는 신선우 전무이사의 독선과 연결돼 있다. WKBL의 행정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신 전무는 남자프로농구 사령탑으로 통산 3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명장 출신이다. 그러나 스스로 명성을 깎아내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존스컵 대회 당시 여자성인농구와 실질적 인연이 없던 이지승 코치를 대표팀 코치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에 대해 신 전무는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영주) 감독이 선임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농구인은 없다. WKBL 내에서조차 이 부분에 대해선 “잘못된 인선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표팀 코칭스태프 구성과 선수 선발 시 목소리를 내야 할 곳은 WKBL 기술위원회지만, 신 전무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신 전무는 지난해 4월 선임된 최성오 심판위원장과 관련해서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 심판위원장은 동국대 사령탑 시절 현 C구단 감독과 ‘감독-코치’로 인연을 맺은 경력을 갖고 있다. D구단 관계자는 “공정성을 담보로 해야 하는 심판위원장이 현장 감독과 개인적 인연으로 얽혀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최 위원장은 과거 입시비리에 연루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 신 전무는 “1999년에 부정입학문제로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받은 돈도 다 돌려줬다고 알고 있다. 이후 동국대 감독은 물론 대학농구연맹 사무국장을 거쳤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판위원장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잘못된 인선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심판 판정을 놓고 잡음이 일었던 것처럼 시즌 내내 심판의 자질이 도마 위에 올랐음을 떠올리면 이 같은 주장에 더욱 설득력이 실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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