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욱일기 유니폼 문제 없어… 한국이 트집”

입력 2014-04-21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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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동아닷컴]

‘욱일기’를 형상화한 문양이 담긴 일본 축구대표팀 유니폼에 대한 비난에 대해 일본 언론이 이를 ‘트집 잡기’로 폄하,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19일 “일본 대표팀 유니폼 판매가 죄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이 일본 유니폼에 대해 트집을 잡고 있다고 적었다.

산케이 신문은 “욱일기는 아침 해를 도안화한 것일 뿐 군국주의 사상이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FIFA의 정치적 표현 금지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 내에서 욱일기 유니폼을 비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FIFA 공식 홈페이지 유니폼 쇼핑몰(store.fifa.com)에는 현재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국 32개국의 유니폼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대표팀 유니폼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일본의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가 왼쪽 가슴 부분에 디자인돼 있어 일본 대표팀이 이 유니폼을 그대로 입고 월드컵에 출전할 경우 FIFA가 제국주의 상징물을 용인하는 모양새가 될 소지가 있다.

해당 페이지에는 이 유니폼에 대해 “떠오르는 태양에서 뻗어나가는 빛을 형상화한 디자인(A rising sun ray textured designs)”이라고 설명하며 “일본 대표팀은 브라질월드컵에서 이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고 적혀있다.

이 유니폼을 최초 공개한 스페인어권 축구 유니폼 정보 사이트 ‘토도 소브레 카미세타스’ 역시 지난해 11월 이 유니폼을 공개하면서 “떠오르는 태양(Rising sun)’이라고 표현했다. 욱일기의 영어 표기는 ‘Rising Sun Flag’다.

유니폼 제작사인 아디다스 측은 유니폼을 공식 발표하며 “대표팀의 엔진인 선수들이 각각의 포지션으로 힘차게 퍼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국가들의 비난이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최근 독일의 한 홈페이지에서 벌어진 전 세계 언론인들의 토론 중 독일 언론인들은 나치, 하켄크로이츠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조차 불쾌해 하고 조심스러워 한 사례가 있어 일본 언론의 이러한 태도는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협회 차원의 공식적인 항의나 대응이 없었던 데다 독일의 나치보다 욱일기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유럽과 미주의 잣대 덕에 일본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16일 벨기에 겡크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친선경기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이 유니폼을 착용해왔다.

한편 FIFA는 정치나 종교, 민족, 인종 등을 선전하는 행동과 구호, 문구, 상징물을 모두 금지하고 있어 협회와 FIFA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FIFA의 제재가 없을 경우 일본 대표팀은 6월 열리는 브라질 유니폼에 ‘욱일기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수 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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