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자원봉사 여대생 대자보 “이 나라에서 소중한 사람들 보호할 수 있는가?”

입력 2014-04-22 16: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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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구조현장

‘여대생 대자보’

한 여대생이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체육관 입구에 이번 사고의 심경을 전한 대자보를 작성해 붙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현장에서 자원봉사 중인 이 여대생은 22일 ‘저는 어쩔수 없는 어른이 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진도체육관 유리문에 붙였다.

여대생은 이 대자보에서 “재난사고 어쩔수 없었다. 무능해서 어쩔수 없었다. 기사가 경찰이 직업이라 어쩔수 없었다. 아는게 없어서 어쩔수 없었다. 돈이 많이 들어 어쩔수 없었다. 지위가 높으신 분이라 어쩔수 없었다. 내가 살려면 어쩔수 없었다. 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어쩔수 없었다. 세월호는 소시민의 거울상이다”라며 “책임을 다한 사람들은 피해를 보고, 결국에 이기적인 것들은 살아남았다. 나는 이 나라에서 내 소중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가? 억울하고 분하다”고 덧붙였다.

여대생은 또 “세월 따위로 이 많은 사람들 보내려니 마음이 아려온다. 내가 이런 참담한 세월을 몇십년 더 보내려니 착잡한 마음이 끝까지 올라온다. 더 이상의 인명피해 없이 무사귀환 간절히 바라고, 바랍니다”고 적었다.

여대생은 다른 대자보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휘고하 막론하고 단계별 책임을 묻겠다’ 선장은 무기징역.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린 직업에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게 맞냐고 먼저 묻고 싶다. 1년 비정규직으로 목숨 걸고 일한다는 말부터 정말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며 “몇백명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직업에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그런 사회를, 무책임한 사회를 만든 우리가, 그 1년 계약직 선장에게 책임에 대해 묻는 것은 그야말로 책임전가 이며 책임회피는 아닐런지”라고 썼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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