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명부터 오정세까지, ‘방황하는 칼날’ 명품배우들의 빛난 연기

입력 2014-04-23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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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명부터 오정세까지, ‘방황하는 칼날’ 명품배우들의 빛난 연기

극장가 비수기에도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방황하는 칼날’이 배우들의 호연으로 호평 받고 있는 가운데, 김대명, 정석용, 김홍파, 오정세까지, 신 스틸러들을 전격 공개한다.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중 한 명은 바로 김대명이다. 뮤지컬, 연극, 영화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동해 온 김대명은 ‘방황하는 칼날’에서 불법 동영상 유통업자이자 불법 성매매를 알선하는 ‘양태섭’ 역으로 분했다. 극중 ‘상현’의 딸을 죽인 가해자 소년 중 하나인 ‘두식’과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양태섭’은 ‘두식’의 행방을 쫓아 자신을 찾아온 ‘상현’과 마주치게 된다. 김대명은 극중에서 정재영과 생사를 다투는 거친 몸싸움을 리얼한 연기로 소화해 냈다. 실제 싸움을 방불케 하는 이 한 장면의 촬영을 위해 김대명은 정재영과 3일 간 철저히 합을 맞췄다는 후문.

명품조연 정석용의 연기 또한 빛난다. 드라마 ‘미스코리아’, ‘제왕의 딸, 수백향’, 영화 ‘런닝맨’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중인 정석용은 ‘방황하는 칼날’에서 가해자 소년들의 범죄에 가담하는 ‘민기’의 아버지 역을 맡았다. ‘민기’ 아버지는 처음 이수진 살해사건의 소식을 접하고 가해자 소년들을 강하게 비난하지만 그 범행에 자신의 아들이 가담했음을 알게 된 이후에는 형사들 앞에서 ‘민기’를 두둔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의 이중적인 모습은 이기적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부모 입장을 보이면서 관객들에게 씁쓸함을 안겨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또, ‘억관’의 상사 ‘구팀장’ 역을 맡은 김홍파는 극단 목화에서 20여 년 동안 연극무대를 지켜온 베테랑 배우로, ‘신세계’, ‘남자가 사랑할 때’ 등 다수의 영화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는가 하면,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악질 경찰청장 역으로 인상 깊은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방황하는 칼날’에서 그는 베테랑 형사로 사건 조사 팀원들을 진두지휘한다. 피해자에서 살인자가 되어버린 ‘상현’에게는 안타까운 감정을 갖지만, ‘상현’이 쫓고 있는 ‘두식’이 죽게 되면 경찰들의 입장이 곤란해 질 것을 우려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애들이 어른 죽이는 거는 이제 뉴스거리도 아닌데, 어른이 애 잡는 거는 심각하다”라는 그의 대사는 관객들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한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에서야 무릎을 치게 만드는 의외의 출연진도 있다. 바로 배우 오정세. 영화 속 어디에서도 오정세의 모습은 발견할 수 없지만, 엔딩 크레딧에는 우정출연으로 오정세의 이름이 흐른다. 역할 이름조차 없는, 그야말로 단역의 우정출연을 결정한 오정세는 엄연히 ‘형사3’ 역으로 영화 속에 존재한다. ‘두식’을 쫓는 아버지 ‘상현’, 그리고 그를 쫓는 형사 ‘억관’, 여기에 수많은 경찰들까지 ‘두식’과 ‘상현’을 쫓으며 숨막히는 추격전이 벌어지는 숲 속 장면에서 오정세는 무전 목소리로 잠깐 등장한다. 찰나의 정적 속에 갑작스레 ‘억관’의 무전에서 들리는 “형님! 놓쳤어요! 이 새끼 어디로 간 거야”라는 외침이 바로 오정세의 목소리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알 수 있는 오정세의 목소리 출연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반가움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방황하는 칼날’은 숨은 명품배우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 내며 더욱 안정감 있는 작품으로 탄생될 수 있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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