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천선’ 지겹고 식상한 기억상실이 김명민을 만났을 때…(종합)

입력 2014-04-29 1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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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에서 기억상실만큼 자주 쓰이는 소재도 드물다. 진실만 밝혀지려고 하면 꼭 중요한 인물이 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이 걸리는 건 이제는 정말 그만 보고 싶은 전형적인 전개다.

그러나 MBC 새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 연출 박재범)은 주인공에게 초반부터 기억상실을 안기고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심지어 기억상실이 있어야 드라마를 전개할 수 있다. 식상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기억상실은 식상한 소재인 만큼 이를 표현할 배우가 더욱 중요하다. 시청자들에게 왜 주인공에게 기억상실이 필요했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이에 제작진은 김명민을 그 주인공으로 택했다.

김명민은 이 작품에서 국내 최고의 로펌에서 에이스로 군림해 온 김석주 역을 맡는다. 그는 승소를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변호사로 권력층의 비리를 법으로 덮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기억상실 소재가 접목된다. 사고로 자신의 과거 행적을 몰랐던 김석주가 지난 인생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되면서 진짜 변호사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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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명민은 "기억상실을 전후해 김석주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애를 썼다. 사고 후에 어디까지 캐릭터가 변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했다"면서도 "배우 입장에서는 이런 역할은 처음에는 한숨이 나오지만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처럼 의욕 충만한 김명민의 뒤를 받쳐주는 배우들의 면면도 든든하다. 또래 배우들 중 무난한 연기력을 보여온 박민영이나 사극 '기황후'의 탈탈 캐릭터로 지적인 이미지를 굳힌 진이한이 등장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극중 최종 보스나 다름없는 차영우 역에는 '추적자 THE CHASER'에서 극악 연기를 보여준 김상중이 자리해 있다. 김명민과 김상중이라는 걸출한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화려한 배우들의 라인업에도 '개과천선'의 성공을 보장하긴 어렵다. 그동안 많은 장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법정 드라마인 '개과천선'의 리얼리티나 전개에 개연성이 없다고 느낄 경우 바로 채널이 돌아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명민은 제작 발표회에서 "다른 드라마나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고 웰메이드로 만들 생각만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재범 PD도 "법정판 본 아이덴티티로 만들겠다. 한 남자가 자신의 기억과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이미 검증된 연기 괴물 김명민과 김상중, 박진감 넘치는 논리 대결이 펼쳐질 법정이라는 무대가 어떻게 버무러져 월화극 전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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