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작은 거인’ 정지현이 돌아왔다

입력 2014-05-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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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레코로만형 레슬링의 대들보’ 정지현(울산 남구청)은 약점으로 지적되는 파워를 보완해 2014인천아시안게임 71kg급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아시아선수권대회 3개 체급 석권으로 그의 천부적 재능은 또 한번 입증됐다. 스포츠동아DB

아시아선수권 그레코로만형 71kg급 金
2004년·2006년 이어 3체급 석권 위업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자신감 큰 수확
신장 열세 속 파워 강화로 돌파구 모색


‘한국 그레코로만형의 대들보’ 정지현(31·울산 남구청)은 4월 21∼28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2014아시아시니어레슬링선수권대회 남자 그레코로만형 71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월 26일 벌어진 결승전 상대는 홈팬들의 열성적 응원을 등에 업은 막사트 에레체포프(카자흐스탄)였다. 두 선수는 6-6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에레체포프가 정지현의 다리를 잡는 반칙을 범해 결국 정지현에게 승리가 돌아갔다. 정지현으로선 2006년 이후 8년 만에 아시아정상에 복귀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 한국 레슬링 역사상 2번째 아시아선수권 3체급 석권

정지현은 2004년(60kg급)과 2006년(66kg급)에 이어 3번째로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했다. 3개 대회에서 모두 체급을 상향조정해 금메달을 획득하며 3체급 석권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 레슬링 역사상 아시아선수권 3체급 우승은 박명석(44·창원시청 감독) 이후 2번째다. 박 감독은 1989년 일본 오라이대회 74kg급, 1992년 이란 테헤란대회 82kg급, 1997년 테헤란대회 85kg급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레슬링과 같은 투기 종목에서 2번씩이나 체급을 올려 왕좌를 차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특히 정지현은 10년 사이에 무려 11kg을 넘나들며 3개의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 감독은 “보통 힘이 센 선수는 유연성이 떨어지고, 유연성이 좋은 선수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하지만 (정)지현이는 초등학교 시절 체조선수를 해서 그런지, 힘과 유연성을 모두 갖췄다. 이 점이 정지현의 3체급 석권을 가능하게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 10cm 이상 큰 선수들과 맞붙는 ‘작은 거인’

2014아시아선수권은 정지현이 2012런던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치른 국제대회였다. 20개월 만에 외국선수들과 맞붙었지만, 베테랑다운 노련한 경기운영은 계획대로 먹혀들어갔다. 자연히 자신감도 쌓였다. 정지현은 “결승전 초반엔 2-4로 뒤졌지만,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제무대에 대한 감을 잡은 것이 큰 수확”이라고 밝혔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해 보완할 지점도 확실히 새겼다. 정지현의 키는 165cm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60kg급에선 작은 키가 아니다. 그러나 71kg급에는 180cm 가까운 선수들도 즐비하다. 정지현의 적수들은 신장만 10cm 이상 큰 것이 아니라, 파워 면에서도 우세하다. 정지현은 “현재 체중은 70∼71kg 정도다. 10kg 가까이 체중을 줄였던 예전과 달리 체중 감량의 부담이 없다는 점은 좋다. 하지만 파워 면에선 부족함을 느낀다. 앞으로 평소 체중을 74∼75kg까지는 불릴 계획이다. 지구력과 스피드에선 내가 강점이 있기 때문에 파워를 보완하면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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