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박정현과 록…본능 따른 모험이었다”

입력 2014-05-0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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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6년차 박정현은 “본능에 따라 음악”을 해왔다. 발라드로 시작해 모던 록, 프로듀서, 싱어송라이터, 콘셉트 앨범, 싱크로 퓨전 등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그저 좋은 것을 찾아가겠다”며 가수로서 인생의 목표를 재정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블루프린트뮤직

■ R&B의 요정 박정현의 과감한 변신

윤종신의 ‘팀89’와 ‘싱크로 퓨전’ 작업
록과의 만남…일탈? 확신에 찬 도전!
변화보다 그때 그때 좋은 걸 찾으려고 했죠
음악인생 16년 큰 축복…노력으로 보답


“데뷔 초엔 외로워서 가족이 있는 미국에 가고 싶을 때가 많았다. 곡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나 목소리가 안 나올 때 가수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그만둬야 하는 건가’ 생각한 적도 많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은 항상 이렇게 살아가는 거니까…. 음악을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LA에서 태어나 스무 살에 처음 한국에 온 박정현은 올해 데뷔 16주년을 맞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 낯선 사람들뿐이었던 한국에서 “음악을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일본 시장에도 나섰고, 경연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자신을 실험했다. ‘포기’라는 단어는 어느새 그의 머리에서 사라졌다. 나아가 “포기하지 말라. 자기 자신을 항상 우선으로 생각하며 음악하라”고 조언하는 선배가 됐다.

“어느새 데뷔 16년이다. 이렇게 오래 노래할 수 있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큰 축복 속에서 음악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축복만큼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박정현의 그 ‘노력’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으려는 데 집중됐다. 5집 ‘온 앤 온’(2005)에서 모던록을 시도했을 때만 해도 ‘발라드 가수의 일탈’ 쯤으로 보였지만, 그는 점점 음악적 외연을 넓혀갔다. 이후 앨범을 거듭 내면서 프로듀서, 싱어송라이터의 수식어도 얻었고, 7집 ‘텐 웨이즈 투 세이 아이 러브 유’(2009)에선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10가지 방법’이란 주제를 정해 그에 부합하는 10곡을 만들어 담는 ‘콘셉트 앨범’도 선보였다. 2010년엔 ‘커버 미’라는 시리즈를 론칭해 자신의 옛 노래들을 현재의 시각에서 다시 재해석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음악적 성취감도 얻고 콜라보레이션의 재미도 알게” 된 박정현은 작년 가을부터 ‘싱크로 퓨전’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영어사전에도 없는 ‘싱크로 퓨전’(Syncro Fusion)은 다른 아티스트와 공동작업을 통해 서로의 음악성을 ‘맞추기도(Syncro)하고 뒤섞기도(Fusion)’하면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의미. 윤종신이 이끄는 프로듀서팀 ‘팀89’와 함께 찰랑이는 록 음악 ‘더블 키스’를 첫 결과물로 만들어냈다. 박정현을 발라드 가수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빠르고 경쾌한 록 음악은 거부감을 줄 수도 있었지만 “본능을 따라서 모험을 하는 게 맞는 것”이라는 확신에 찬 결정이었다.

그러나 ‘싱크로 퓨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이 곡은 세월호 참사의 애도 분위기와 맞지 않아 공개를 보류했다. 자신이 작곡하고 윤종신이 작사한 발라드 넘버 ‘그 다음해’ 한 곡만 최근 내놓았다. 이처럼 박정현은 머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시도나 변화에만 매몰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꼭 변해야만 좋은 건 아니다. 그저 좋은 걸 찾아가겠다는 생각이다. 그때그때 좋은 걸 지금까지 찾아왔듯, 앞으로도 그때그때 좋은 걸 찾아가겠다.”

박정현은 9일부터 11일, 16일부터 18일까지 2주에 걸쳐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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