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는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이 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세월호 침몰 관련 발언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김 국장은 약속된 시간은 2시가 되자 자신의 입장을 담은 종이를 들고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귀환을 바란다는 의미를 담은 노란리본을 달고 나타나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이후 그는 자신이 세월호 사고와 교통사고를 비교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보도한 진보 성향의 언론들과 진중권 교수를 겨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같은 입장 발표 후 김 국장은 그대로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는 이미 질의응답이 예정되어 있음에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으려는 듯 자리를 떴지만 "질문을 받아야 한다"는 기자들의 항의에 다시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김 국장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번 사태가 KBS의 보도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동문서답하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사회를 맡은 김홍식 홍보실장은 "국장님도 기자가 아니냐. 흥분하지 말고 회견장에서 나온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해달라"면서 김 국장을 진정시키는데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김 국장은 입장 발표 말미 자신의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갑자기 길환영 KBS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까지 남기는 돌발행동을 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4일 한 매체는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의 말을 인용해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라고 발언했다”는 보도를 전했다.
이에 세월호 침몰 사고의 유족 120여명은 8일 오후 9시경 경기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경 KBS에 항의 방문하고 해당 간부의 파면과 공개 사과 등을 요구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