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 타율 0.059→3할 어떻게 올라섰나

입력 2014-05-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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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현수(26)가 타율 3할에 복귀했다. 생애 최저타율이었던 0.059에서 단기간에 0.306(9일)까지 끌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SK 김강민도 지난 시즌 타율을 4월 0.042에서 8월 0.300로 끌어올리기까지 5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김현수는 불과 한 달여 만에 이뤄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 불운? 그게 내 실력

김현수는 시즌 초반 불운했다. 잘 맞은 타구가 대부분 야수정면으로 갔다. 스스로는 “빗맞아도 타구가 안타가 되는데 아무리 타구 질이 좋다고 해도 결과가 아웃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게 내 실력”이라고 자책했지만, 타격 컨디션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는 얘기다. 두산 장원진 타격코치도 “시즌 초반에 운이 좀 없었다고 봐야한다. 지금은 잘 치는 타자들은 대개 상대팀이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하는데 거기에 계속 걸렸다”며 “좋은 타구들이 잡히지 않았다면 아무리 못 친다고 해도 타율 2할대 후반을 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3할이 특별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선수 본인도 “타격밸런스가 무너졌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타격밸런스는 잘 치면 좋아 보이고, 못 치면 안 좋아 보이는 결과론적인 얘기다. 문제는 내 자신이었다”고 말했다.


● 달라진 부분? 멘탈

김현수는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을 때도 쉼 없이 훈련했다. 전력분석도 철저히 했다. 타격 컨디션이 올라올 때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부단히 노력하며 필사적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아무리 못 치는 타자라도 준비를 많이 하고, 연습도 열심히 한다”며 웃고는 “아무래도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까 나도 모르게 타석에서 조급했던 게 있었다. 자신 있게 스윙을 하지 못하다 보니 계속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부진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기술적으로 조금 수정한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했던 것은 멘탈이었다. 편하게 치다보니 조금씩 타율이 올라왔다”며 “힘들 때 코칭스태프들이 ‘괜찮다’며 격려해주고, 참고 기다려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 다른 사람들뿐 아니라 나 스스로도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 타율 3할? 0.059를 기억

김현수가 타율을 3할로 끌어올리자 원래 있어야할 자리를 되찾았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그는 “지금의 3할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유가 있다. “내일 당장 시즌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 타율이 시즌 내내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아직 남은 경기가 더 많기 때문에 지금 성적은 중요한 게 아니다. 또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타율 0.059에서 3할로 올라왔지만, 다시 0.059가 되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고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이래서 김현수는 3할 타자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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