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금수원 진입
21일 구원파 측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은신처로 알려진 금수원에 대한 통제를 풀었다. 검찰은 이날 오후 12시 10분경 금수원 안으로 진입해 유병언 회장에 대한 구인장 집행을 시도했다.
이날 금수원 앞에 모인 구원파 신도들은 '우리가 남이가' 라는 새 현수막을 내걸고 조용히 현장을 지켰다.
그동안 금수원 정문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갈데까지 가보자'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우리가 남이가' 현수막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연루됐던 지난 1992년 '초원복집 사건'을 패러디한 것이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김기춘 비서실장을 포함한 여권 인사들은 부산 초원복집에서 비밀 회동 자리를 갖고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 "지역감정을 자극해 영남권 득표율을 높이자"라는 모의를 한 적이 있다.
이 초원복집 사건은 도청으로 세상에 공개되면서 선거정국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동안 구원파 신도들은 "1991년 32명이 집단 변사한 오대양 사건 당시 구원파가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도됐다. 유병언 전 회장은 결국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아 징역 4년형을 받았다"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를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이태종 구원파 측 임시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쯤 금수원 통제를 풀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구원파 신도들은 "지난 23년 동안 오대양 사건의 오명을 쓰고 살아온 우리 교단의 명예를 되찾았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검찰의 공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우리 교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현했다고 판단한다. 그동안 유병언 전 회장의 인간방패로 오해 받으며 몸으로 투쟁한 저희 투쟁을 물리겠다"며 "누가 보아도 공정한 수사를 약속해 달라"고 덧붙였다.
구원파 측은 그동안 유병언 회장과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과 무관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검찰에 요구해왔다.
누리꾼들은 "검찰 금수원 진입, 물리적 충돌없어 다행", "검찰 금수원 진입, 유병언 전 회장 과연 있을까?", "김기춘 겨냥 금수원 현수막 그새 바뀌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