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3회 패스…빠른 움직임 상대 측면 뚫어
연장 후반 5분 슈팅 시도, 베일 결승골 연결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의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펼쳐진 25일(한국시간) 가장 많은 칭찬을 받은 선수는 앙헬 디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였다. 골이나 어시스트는 하나도 없었지만, 팀의 4-1 역전승에서 디마리아의 역할이 컸다.
디마리아는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패스로 레알 마드리드가 쓴 역전 드라마의 숨은 주역이 됐다. 총 83회의 패스(패스 성공률 62%)를 시도했고, 유효슛 2개를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 중 가장 많이 파울을 당했지만, 빠른 움직임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측면을 허물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가운데 가장 활발한 몸놀림을 보여줬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준결승까지 16골을 넣는 등 맹활약을 펼쳤지만, 이날은 경기 막판 4-1로 달아나는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것을 제외하면 조용했다. 역전 결승골을 넣은 가레스 베일도 득점 찬스를 자주 놓쳐 고개를 숙였다. 카림 벤제마도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다 후반 34분 교체 아웃됐다. 베일의 결승골은 디마리아의 공이 컸다. 1-1이던 연장 후반 5분 디마리아는 뛰어난 돌파에 이은 슈팅을 시도했다. 굴절된 볼을 베일이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디마리아는 경기 후 친정팀 벤피카(포르투갈)의 홈구장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디마리아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벤피카에서 뛴 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그는 “마치 집에 돌아온 기분이었다. 이 경기장에서 펼친 활약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수 있었다. 다시 돌아와 뛸 수 있어 행복했고, 이겨서 더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생애 첫 번째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열 번째 우승을 달성한 기분은 굉장하다.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됐다. 우리는 챔피언이 될 자격이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리스본(포르투갈)|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