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쾅 쿵쾅! 키 192cm 몸무게 127kg ‘좌익수’ 히메네스가 뛴다

입력 2014-06-11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히메네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시진 “히메네스-박종윤-최준석 동시출격 위해 준비”

10일 사직구장. LG와의 홈경기를 앞둔 롯데의 훈련시간. 외야에서 키 192cm, 몸무게 127kg의 거구가 쿵쾅 쿵쾅 뛰며 날아오는 공을 열심히 잡았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사직 외야 펜스(4.85m)를 맞고 튀어 나온 타구도 부드럽게 잡아 내야로 송구 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우리 히메(루이스 히메네스)가 어깨는 참 좋다. (박)종윤이는 좌우 수비범위가 더 넓은 편이다”고 말했다. 외야에서 함께 수비 훈련 중이었던 히메네스와 박종윤의 포지션은 1루다. 그러나 이날 수비 훈련 때는 좌익수 위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히메네스(사진)의 좌익수 훈련은 단순한 보험용이 아니다. 김시진 감독은 “두산전(5월 30일∼6월 1일)에서 히메네스를 외야로 투입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언제라도 필요한 상황이 되면 히메네스∼박종윤∼최준석을 동시에 쓰겠다”고 말했다.

롯데가 최준석을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하고 외국인 선수로 히메네스를 선택했을 때 포지션 중복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롯데에는 박종윤이라는 수준급 1루수가 이미 있었다.

결국 지명타자를 포함해도 셋 중 한명은 쉬어야 한다. 꾸준히 출장하지 못하는 타자의 방망이는 금세 차갑게 식는다. 김시진 감독의 해법은 한 명을 외야 겸업으로 변신 시키는 것이었다. 세 명의 능력을 함께 이끌어내며 타선의 장타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박종윤은 리그 정상급 수비 실력을 가진 1루수다. 세 명이 동시에 출격할 때 최준석이 지명타자, 히메네스가 좌익수를 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특히 히메네스의 송구능력은 매우 뛰어난 수준이다. 히메네스는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외야수로 출장한 경험이 있다.

물론 지금처럼 체구가 거대해지기 전 20대 때다. 김시진 감독의 이 같은 승부수는 홈구장 사직의 특성을 살린 것이기도 하다. 사직은 펜스 좌·우가 95m, 중앙이 118m다. 펜스가 높지만 경기장 자체는 1군 메인 구장 중에서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목동 95m·118m, 대구 99m·120m). 거구의 히메네스가 좌익수 수비에 도전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사직|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