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이별노래 전문? 결혼도 슬슬 관심”

입력 2014-06-2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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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거미. 사진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기억상실’ ‘그대 돌아오면’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가수 거미의 히트곡이다. 모두 이별 노래다. 그에겐 ‘이별노래 전문 가수’라는 애칭도 붙었다.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면서 행복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선다는 것이 “왠지 모순 되는 것 같아”, 주위의 결혼 권유에도 “이별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싫다”며 고집 부렸다.

물론 “결혼이 나에게, 특히 가수에게 무엇이 도움 될까”하는 결혼에 대한 회의감도 있었다. 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외로운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복잡하게 생각하고 겁냈던 결혼”을 보다 편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거미는 “좋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갑자기 결혼할 수도 있겠다. 서영은 언니와 백지영 언니처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다. 그러면 조금 더 편한 음악이 나올 것 같다”고 웃었다.

바뀐 생각과 감정에 따라 음악도 조금씩 달라졌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결혼식 축가 섭외를 가장 많이 받았음에도 자신의 노래 중에는 축가로 불러줄 곡이 없어 남의 노래로만 불러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어, 이번 새 앨범에 ‘축가용’으로 ‘사랑해주세요’를 만들었다.

“희망적이고 사랑이 가득한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 제 곡으로 노래를 불러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웠다. 곧 사촌동생이 결혼하는데 그곳에서 처음 부르지 않을까 싶다. 하하하.”

오랜만에 복귀해서일까. 한층 여성스러워진 모습이 눈에 띈다. “특별히 노력한 건 없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자연스럽게 변해서 그런 게 아닐까”하고 웃는다. 그러면서 대중들이 생각하는 거미의 선입견이나 오해에 대해 풀고 싶다고 했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거미라는 이름에서 강하고 이미지가 풍기고, 뚜렷한 이목구비가 ‘기 센 여자’라는 선입견을 만들었다.

“거미라는 이름은 내가 추구하는 음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지금도 후회는 없다. 거미라는 신비로운 느낌이 좋았다. 사실 나는 눈물이 많은 여자다. 울보 같이. 인상이 강해서 그런가, 어둡고 우울하고,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성격은 굉장히 털털하면서도 소심하다. 그동안 연애를 하면서 한번도 먼저 이별의 말을 꺼내지 못했다.”

거미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달리 지극히 평범한 이웃집 언니와 같다. “예전에는 더 많이 마셨는데, 많이 줄어서 소주 2병 정도는 거뜬하게 마신다”고 말했다.

“음악 할 때도 즐겁고,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그 순간을 함께 하면서 한잔 ‘딱’ 할 때 그게 사는 행복 아닐까?”

거미는 앞으로 대중과 공감하는 노래를 더 많이 부르고 싶다고 했다. 그를 둘러싼 편견과 오해를 먼저 걷어내고 “자연스럽게 다가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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