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미 통신원 브라질 리포트] 뜨거웠던 한국 응원단, 무례했던 알제리 기자

입력 2014-06-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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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 응원. 동아일보DB

한국-알제리의 H조 2차전이 벌어진 23일(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 한국과 알제리 팬들은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다. 그러나 희비는 엇갈렸다. 알제리 팬들은 웃었고. ‘붉은악마’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약 3000명에 이르는 알제리 팬들은 단체로 한 구역에 모여 앉아 한 목소리로 자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한국 선수단의 훈련 때도, 식전행사에서 한국 선수단이 소개될 때도 야유가 터질 정도로 알제리 팬들의 응원은 열성적이었다. 알제리축구협회가 이동수단과 숙박 문제를 해결한 자국 팬들에게 무료로 입장권을 나눠줬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붉은악마 역시 한쪽 골대 뒤쪽에 자리 잡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여줬다. ‘무한도전’, ‘힐링캠프’ 등 예능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연예 스타들의 모습도 보였다.

0-3으로 끝난 전반전 내내 한국 팬들은 침울했다. 반면 승리를 확신한 듯, 알제리 팬들은 파도타기를 하고 머플러를 흔들며 한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다. 한 알제리 방송 기자는 알제리의 3번째 득점 순간 통신원에게 막무가내로 카메라를 들이밀며 인터뷰를 시도하는 무례를 범하기도 했다.

후반 들어 한국이 나아진 경기력을 보이자 한동안 힘을 잃었던 붉은악마도 더 큰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손흥민-구자철의 골이 터졌을 때는 대역전승의 희망을 담아 더욱 정열적으로 태극전사들을 성원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끝내 2-4로 패했다. 태극전사들은 경기 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붉은악마 등 한국 응원단에 감사의 뜻을 전했고, 팬들은 다음 경기의 선전을 기원하며 박수로 격려했다. 그러나 그라운드를 떠나는 선수들의 발걸음만큼이나, 붉은악마의 발걸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포르투 알레그리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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