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gozo)한 브라질] 월드컵 세계일주…팬이라면 이쯤은 돼야!

입력 2014-06-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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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 대한 열정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낡은 차를 끌고 6개월의 세계여행을 마친 중년의 네덜란드 남성(왼쪽 사진)과 차량 수리와 개조에 온 힘을 쏟은 볼리비아의 두 청년은 현장에서 경기를 직접 관전하겠다는 일념으로 시간과 돈을 들여 브라질을 찾았다. 사진출처|글로벌뉴스·헤럴드스탠더드 홈페이지 캡처

네덜란드 팬, 12개국 거쳐 브라질 입성
멕시코 팬은 3대회 연속 자전거로 이동
숙소 못 구한 팬들 경기장 근처 노숙도

“월드컵, 느낌 아니까!”

이 정도는 돼야 진정한 월드컵 팬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전 세계 축구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즐기는 각양각색 열혈 팬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16강 진출의 윤곽이 잡힌 나라도 있지만, 조별리그가 끝나는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나라도 있다. 2014브라질월드컵의 열기는 점점 고조되고 있다. 팬들의 응원 열정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월드컵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열혈 팬들의 진풍경이 눈길을 끈다.


● 호텔 못 구했어? 노숙쯤이야!

2014월드컵은 브라질에서 64년 만에, 남미 전체로 따지면 1978년 아르헨티나 이후 36년 만에 열리는 대회다. 이 때문에 축구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남미 팬들 사이에선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겁다. 개막 이후 브라질 인접국인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 콜롬비아의 축구팬들이 브라질로 대거 몰려들었다.

문제는 숙소다. 월드컵도 보고 브라질 여행도 즐기려는 관광객이 많아 숙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러나 포기란 없다. 숙소를 미처 구하지 못한 이들은 경기장 근처 도로변, 버스터미널 등에서 노숙으로 버티며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베개와 이불이 없으면 어떠하리. 이들은 “쏟아지는 별 아래 해변에 누워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기분은 별 5개 호텔의 스위트룸과 맞바꿀 수 없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 비행기 아니면 어때? 자전거 타고 브라질로!

남미 중심부에 위치한 브라질. 북미,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방문하기 위해선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돈도 없고 티켓도 구하지 못했다면, 이들이 선택한 방법을 2018러시아월드컵 때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몸은 좀 고단하겠지만 세계일주의 감흥도 느낄 수 있다.

멕시코의 한 중년 남성은 운전은커녕 앉기도 힘든 2미터 높이의 자전거를 타고 멕시코에서 브라질로 넘어왔다. 2006독일월드컵과 2010남아공월드컵 때도 자전거로 움직였다.

네덜란드 축구팬들의 열정은 알아줄 만하다. 백발에 흰 수염이 덥수룩한 50대 남성은 1955년산 자동차를 끌고 약 6개월간 12개국을 거쳐 브라질에 입성했다. 자국 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브라질 프라이아 두 포르테까지 2만1000km를 이동했다. ‘제대로 움직이기나 할까’ 싶은 고물 오렌지색 밴을 고치고 또 고쳐서 13일 동안 운전해 브라질 상파울루에 도착한 볼리비아의 두 남성도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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