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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해결사 부재·극단적 수비축구 등 문제 노출
아시아의 월드컵 티켓은 4.5장이다. 최종예선에서 조 2위까지만 들어도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일본과 호주, 이란과 한국이 2014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다. 0.5장을 쥔 요르단은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우루과이에 패해 탈락했다.
유럽 13장, 남미 5.5장(개최국 브라질 포함), 북중미 4장, 아프리카 5장에 비해 아시아의 월드컵 출전은 ‘좁은 문’처럼 보인다. 아시아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국가와 인구 비중을 고려하면 그렇다. 그러나 축구 실력만으로 놓고 보면 “4.5장도 과하다”는 얘기가 나와도 반박하기 어려워진 브라질월드컵의 판세다.
B조의 호주는 칠레(1-3 패)와 네덜란드(2-3 패)에 연패해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다. ‘아시아의 유럽’답게 힘에서 밀리진 않았으나, 강호들의 틈바구니에 낀 불운을 극복하지 못했다. 헐거운 수비가 문제였다.
C조의 일본은 코트디부아르에 1-2로 역전패를 당하더니, 그리스를 상대로는 11-10의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하고 0-0 무승부에 그쳤다. 자력 16강이 어려운 상황에서 25일 C조 1위 콜롬비아와 맞붙게 돼 첩첩산중이다. “4강이 목표”라는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호언장담이 무색하다.
F조의 이란은 나이지리아와 0-0, 아르헨티나와 0-1을 기록했다. 극단적 수비축구로 강호들을 괴롭히지만, 재미없는 축구로 관중의 야유를 부르고 있다. H조의 한국은 러시아전 1-1 무승부 덕분에 ‘아시아의 보루’로 떠올랐으나, 알제리에 2-4로 완패하면서 실망을 안겼다.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27일 벨기에전을 남겨둔 이란과 한국도 16강 진출을 위해선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할 처지다.
아시아축구가 이처럼 브라질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근본 원인은 ‘강한 압박·빠른 역습’이라는 세계축구의 트렌드를 따라갈 창조적 해결사를 보유하지 못한 데 있다. 결국 ‘골로 말하는’ 축구에서 골잡이의 수준은 그 나라의 축구 역량을 재는 척도라 할 수 있는데 한국, 일본, 이란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