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미 통신원 브라질 리포트] ‘축구 종가’의 아름다운 응원

입력 2014-06-2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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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잉글랜드 1958년 이후 첫 조별리그 충격 탈락 불구
5500명 팬들 “우린 집에 간다” 유쾌한 노래로 격려
은퇴 고민 고개 숙인 제라드엔 “영원한 주장 고마워”
브라질·코스타리카 팬들도 “잘가요” 외치며 화답

25일(한국시간)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D조 코스타리카-잉글랜드전. 이미 2승을 챙긴 코스타리카는 가장 먼저 16강 진출 티켓을 확보한 반면, 2패의 잉글랜드는 1958년 이후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신 터였다. 결국 두 팀은 0-0으로 비겼고, 같은 시각 우루과이는 이탈리아를 1-0으로 따돌리고 코스타리카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 잉글랜드 5500명 팬 “우리는 집에 간다”

이미 두 팀의 갈 길은 정해져 있었지만, 이날 경기장에는 5만7000명이 넘는 관중이 몰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통계에 따르면 유럽에서 가장 많은 월드컵 티켓을 산 나라가 바로 잉글랜드다. 잉글랜드축구협회를 통해 표를 구한 2500명과 개인적으로 입장권을 구매한 3000명 등 약 5500명의 잉글랜드 팬들이 스탠드에 자리 잡았다. 이미 조기탈락의 아픔을 맛봤지만 잉글랜드 팬들은 경기 자체를 즐기며 애써 긍정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잉글랜드 팬들은 자국의 대표적 응원가 ‘Football is coming home(축구가 집으로 돌아온다)’를 개사해 ‘England are going home! We're going home(잉글랜드는 집으로 돌아간다. 우리도 돌아간다)’로 불러 웃음을 자아냈다. 브라질 팬들과 코스타리카 팬들은 이에 화답하듯 ‘Adios Ingleterra(잘 가요, 잉글랜드)’를 연호하며 유쾌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자국 응원단을 향해 한참 동안이나 박수를 보내고 몇몇 선수들은 자신의 유니폼을 팬들에게 던져주며 미안함을 전했다.


● ‘최악의 2개월’ 보낸 스티븐 제라드의 미래는?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코앞에 두고 맨체스터시티에게 역전당하며 눈물을 흘렸던 잉글랜드 주장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의 향후 행보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까지 잇달아 아픔을 맛본 제라드는 “대표팀 주장으로 책임감을 느낀다. 내 커리어에서 최악의 2개월”이라며 국가대표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제라드의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몇몇 팬들은 ‘Thanks Stevie, Eternal captain(스티비 고마워, 영원한 주장)’ 등의 문구를 들고 열렬히 그의 이름을 외치기도 했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은 제라드와 함께 또 다른 노장 프랭크 램퍼드(36·첼시)에 대해 “앞으로도 두 베테랑 선수가 대표팀에서 뛰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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