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배영수 4전5기 120승 감격

입력 2014-06-2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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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선발투수 배영수가 25일 대구 넥센전에서 9이닝 3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두며 4전5기만에 개인 통산 120승 고지에 올랐다. 배영수의 완투승은 2005년 4월 2일 대구 롯데전 완봉승을 기록한 뒤 3371일(9년 2개월 22일) 만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넥센 상대 9이닝 5피안타 3실점 뚝심투
5월 21일 3승 후 마침내 값진 1승 추가
2005년 개막전 후 3371일만에 완투승
“힘들었지만 버티면 할 수 있다고 생각”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삼성 배영수(33)는 요즘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웃으며 손사래부터 쳤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를 위로했기 때문이다. 개인통산 120승 달성을 눈앞에 두고 4차례나 미끄러졌다. 5월 21일 시즌 3승째이자 개인통산 119승을 올린 뒤 4차례 등판에서 1패만 추가했다. 그 중 3차례는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마무리투수 임창용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바람에 승리가 날아갔다. 임창용은 올 시즌 5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인데, 이상하게 배영수 등판 때 4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악연을 이어갔다.

솔직히 배영수도, 임창용도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하다보면 유난히 안 풀릴 때가 있다. 그 역시도 2007년 팔꿈치인대접합 수술 후 복귀한 뒤 2009년 지독히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1승12패를 경험한 적도 있었다. 오히려 그때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버티면 기회는 온다”고 생각했다.

배영수는 25일 대구 넥센전에 다시 선발등판했다. 오히려 임창용이 더 마음이 쓰였던 모양이다. 경기 전 배영수에게 “오늘은 네가 깔끔하게 끝내라”고 덕담을 건넸다.

행운도 따랐다. 그동안의 불운을 날리듯 1회부터 상대 실책과 팀타선이 터지며 6점을 뽑았다. 잠시 2회 김민성에게 투런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전성기에 버금가는 역투를 펼쳤다. 8회까지 투구수는 111개. 스코어는 14-3으로 크게 앞섰다.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필요는 없었지만 그는 김태한 투수코치에게 “9회에도 던지겠다”고 자원등판했다. 경기 전 임창용의 덕담처럼 그는 스스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리고 9회초에도 삼자범퇴로 가볍게 막아냈다. 투구수 120개. 최고구속은 142km였지만, 9이닝 5안타(2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현역 최다승 투수인 배영수는 시즌 4승(3패)째를 올리며, 4전5기로 개인통산 120승(역대 12번째)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완투승이었다. 그로서는 한국 최고투수로 활약하던 시절인 2005년 시즌 개막전인 4월 2일 대구 롯데전에서 4-0 완봉승을 기록한 뒤 무려 3371일(9년 2개월 22일) 만에 올린 완투승이었다. 9년 전 완투는 자신을 길러주신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이었다.

‘푸른피의 에이스’ 배영수는 경기 후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렸다. 포수 이흥련이 리드를 잘해줘 고맙고, 타자도 고맙다. 그동안 굉장히 힘들었지만 버티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었다. 119승에서 벗어나고 싶어 별의 별 걸 다해봤다. 서건창에게 약해 오늘은 투수판을 3루 쪽에서 1루 쪽으로 옮겨 밟았는데 거기서 해답을 찾았다. 완투라서 더 기분이 좋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류중일 감독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앞으로 150승, 200승까지 계속해서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보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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