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개봉일 기습 변경…7월개봉 韓영화 직격탄

입력 2014-07-04 15: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가뜩이나 경쟁 치열한 7월 극장가에서 급기야 ‘변칙개봉’ 논란까지 터졌다.

16일 개봉 예정이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이하 혹성탈출)이 느닷없이 일정을 엿새 앞당겨 10일 개봉을 확정했다.

올해 7월 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대작이 많은 탓에 일부 영화들은 5개월 전부터 개봉 날짜를 못 박았을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개봉을 10여일 앞둔 4일, ‘혹성탈출’이 기습적으로 개봉일 변경하자 영화계 안팎에서는 ‘불공정 게임’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혹성탈출’이 개봉을 앞당긴 이유는 “예상보다 빨리 받은 등급 심의 덕분”이다.

‘혹성탈출’ 관계자는 4일 “영화에 컴퓨터그래픽 분량이 많이 심의 기간이 오래 소요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3일 등급(12세 관람 가)을 확정받았다”며 “미국 개봉(11일)과 최대한 맞추려고 개봉을 10일로 바꿨다”고 밝혔다.

‘혹성탈출’은 미국과의 동시 개봉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그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일정 변경으로 인해 앞서 개봉했거나 이후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들은 흥행은 물론 스크린 확보에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혹성탈출’과의 맞대결을 피해 개봉 날짜를 결정했던 한국영화도 엉뚱한 피해를 입게 됐다.

피해가 불가피할 영화는 지성·주지훈·이광수 주연의 ‘좋은 친구들’이다.

일찌감치 개봉 날짜를 10일로 확정한 ‘좋은 친구들’은 앞서 열린 시사회를 거치며 완성도를 인정받았고 덕분에 흥행 가능성도 점쳐져 왔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몸집이 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겨뤄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일단 스크린 확보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오랜만에 박스오피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영화들의 흥행도 ‘단기전’에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밤 나란히 개봉한 정우성의 ‘신의 한 수’와 공포영화 ‘소녀괴담’은 상영 이틀째인 3일, 각각 박스오피스 1위와 3위에 올랐다.

그동안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던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를 압박하며 오랜만에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당장 일주일 뒤엔 또 다른 블록버스터 ‘혹성탈출’과 제2의 경쟁을 치러야 하는 곤혹스런 처지다.

영화계에서는 극장가 대목으로 통하는 7~8월에 개봉하는 영화가 예고 없이 일정을 변경하는 건 ‘반칙’이자 ‘변칙’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달 개봉하는 한 영화의 제작자는 4일 “할리우드 직배사의 불공정 게임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하는 게 답답하다”며 “오랜만에 한국영화들의 흥행이 시작된 시점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변칙 개봉을 확정하는 꼼수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