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시스템 야구’…LG를 바꾸다

입력 2014-07-0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시즌 초 급격한 추락을 계속하며 최악의 상황까지 몰렸던 LG는 양상문 감독(맨왼쪽)의 전략이 자리를 잡으며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LG, 시즌 첫 6연승의 원동력은?

투수진 리폼…6경기 선발 방어율 1.48
특정 선수 의존하지 않고 경쟁체제 구축
“4강권·5할 이상 승률…아직 늦지 않았다”


클린업 트리오를 맡아야 할 외국인타자 조쉬 벨은 부진 끝에 결국 전력에서 제외됐다. 주포 이병규(9번)는 예상보다 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곧 올라올 수 있다던 주축 포수진 현재윤과 윤요섭은 여전히 얼굴을 볼 수 없다. 베테랑 정성훈, 박용택의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졌다. 연패를 거듭해 최하위로 추락할 수 있었던 최악의 상황. 그러나 LG는 5일까지 6연승을 달렸다.


● LG 시즌 첫 6연승…양상문 감독의 ‘시스템 야구’ 결실

6월 중순 양상문 감독은 “올스타전(7월 18일) 전까지 연승 기회가 분명히 온다. 꼭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러면 중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LG는 분명히 강한 힘이 있다. 하위권에 머물 전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희망은 예언처럼 꼭 들어맞고 있다. 노력 없는 꿈은 아니었다. 취임 직후부터 양 감독은 LG의 새로운 시스템 야구를 구축하는데 전력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그 열매가 시즌 첫 6연승으로 이어졌다.

2012년 시즌 초반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잠시 주춤 할 때 일부 팬들은 류중일 감독을 ‘관중일’로 비꼬아 불렀다. 심판에 항의도 하고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달라는 원성에서 나왔다. 그러나 삼성은 2012년과 2013년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에서 연거푸 우승했다.

야구감독의 역할은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휘할 때 보다 팀을 구성하고 전략을 세우는 비중이 더 크다. 류 감독은 수비코치 시절부터 삼성이 자랑하는 내야 수비 시스템을 완성했다. 감독이 된 후에는 선발진과 불펜, 마무리투수의 운영을 자신이 세운 원칙, 철저한 매뉴얼대로 운영했다. 2011년 삼성 사령탑에 오른 후 두 차례 4연패가 최다 연패일 정도로 안정적인 팀 전력을 갖추는데 류 감독의 시스템은 큰 역할을 했다.

5월 13일 최악의 상황에서 LG 사령탑에 오른 양상문 감독은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양 감독은 “삼성 같은 시스템은 3∼4년 동안 공을 들여야 가능하다. 마운드 구축도 매우 어렵다. 그러나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한 번 완성되면 3∼4년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3∼4월, LG 선발은 김선우와 신인 임지섭이 포함 된 파격적인 구성이었다. 외국인 선수 문제 등으로 5인 로테이션도 들쭉날쭉하며 선발승이 실종된 야구를 하고 있었다.

양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신예 임정우에게 5선발을 맡기고 부진했던 코리 리오단을 리폼했다. 그의 투구 스타일을 직접 뜯어 고쳤다. 불펜의 각 상황별 등판과 역할, 마무리 봉중근의 활용 등도 철저히 준비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 “우리는 여전히 4강권, 5할 이상 승률 향해 뛴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6월 29일 SK전을 시작으로 한화∼NC를 상대로 6연승을 거두는 동안 LG 선발진은 1.48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30.1이닝 동안 단 21안타만을 허용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야수진도 특정 선수들에 의존하지 않았다. 조쉬 벨의 공백이 있었지만 정의윤과 백창수, 채은성을 활용하며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조쉬 벨의 교체를 결정하며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4강권, 5할 이상 승률을 향해 뛴다”며 리더로 팀 전체에 분명한 목표 의식도 전했다. 양 감독의 시스템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톱니바퀴는 이제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