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일 변천사, ‘엽기적인 그녀’ 금 → ‘태극기 휘날리며’ 목요일 개봉 기폭제

입력 2014-07-10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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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엽기적인 그녀’(위), ‘태극기 휘날리며’. 사진제공|신씨네·강제규필름

역학관계가 맞물린 함수와 같다.

최근 13년 동안 영화 개봉일은 토요일에서 금요일로, 다시 목요일로 바뀌어왔다. 최근에는 수요일 개봉 영화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한 주간의 흥행 순위를 집계하는 기준으로 ‘주말’을 택한 것처럼 ‘영화 관람은 곧 주말’이란 인식이 보편적이다. 이를 증명하듯 오랫동안 영화는 토요일에 개봉해 왔다. 예매가 흔하지 않던 시절 개봉작을 보기 위해 주말이면 극장 주변에 길게 줄을 선 관객의 모습을 목격하는 일은 흔했다.

금요일 개봉이 자리 잡은 건 2001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진주만’이 금요일이던 6월11일 개봉해 분위기를 조성했고, 한 달이 지난 7월27일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엽기적인 그녀’가 그 뒤를 따랐다. 당시 이 영화는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덕분에 이후 외화와 한국영화의 구분 없이 금요일 개봉이 정착됐다.

제작비 100억원대 블록버스터의 등장은 개봉 요일을 또 한 번 바꾸는 계기가 됐다. 2004년 개봉한 장동건·원빈 주연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기폭제다. 첫 주에 더 많은 관객을 모으려는 포석으로 개봉을 목요일로 당겼다.

기대작의 개봉일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2007년에는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3’가 화요일에 개봉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개봉한 영화들의 상영 기회를 빼앗는다는 지적이 일었다. 7년이 지났지만 현재 극장가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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