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로 로그인, 손짓으로 페이지 넘기는 AMD PC 쓸만해?

입력 2014-07-14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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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PC용 프로세서가 나올 때마다 가장 강조하는 것은 ‘고성능’이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해 측정한 연산능력을 수치화하거나 게임을 구동해 평균 프레임을 측정하는 등의 방법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프로세서들은 워낙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었다는 것이 문제다, 기존의 PC도 여전히 쓸만하니 이보다 몇% 연산능력이 향상되었다 하여 관심을 끌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세서 제조사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역시 부가기능이다. 기존에는 별도의 추가하드웨어, 혹은 범용 소프트웨어로 구현되던 일부 기능을 프로세서 수준에서 지원하거나 해당 제조사의 프로세서 기반 PC 전용의 소프트웨어를 제공, 차별화를 하는 것이다.


AMD 역시 이러한 시도에 적극적이며, 특히 보안 및 생체 인식 솔루션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다. AMD는 2014년형 신형 APU(CPU와 GPU의 통합 프로세서)인 ‘카베리(Kaveri)’와 ‘비마(Beema), ‘멀린스(Mullins)’ 등에 기존의 연산용 코어 외에 각종 보안기능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보조프로세서인 PSP(Platform Security Processor)’를 내장시켰다. PSP는 x86 아키텍처 기반으로 구동되는 기존의 PC용 프로세서와 달리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구동하므로 기존의 PC와 같은 방법으로 해킹을 당할 우려가 적다.

비밀번호 입력 없이 얼굴로 로그인하는 ‘페이스 로그인’

그리고 보안뿐 아니라 사용 편의성까지 동시에 추구하는 각종 편의기능을 대폭 강화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안면 인식 기술의 일종인 ‘페이스 로그인(Face Login)’이다. 이는 운영체제를 부팅할 때, 혹은 각종 웹사이트를 이용할 때 비밀번호 입력 대신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것으로 로그인을 하는 것이다.


일부 노트북에서 지원하던 지문인식 기능과 같은 생체 인식 기술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데, AMD의 페이스 로그인은 별도의 인식 장치가 필요한 지문인식 기능과 달리, 카메라가 달린 AMD APU 기반 노트북이라면 모두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은 대부분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AMD FX-7600P(카베리) APU를 탑재한 노트북을 이용, 페이스 로그인 기능을 이용해봤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노트북에 설치된 페이스 로그인 소프트웨어의 설정(Setup)을 실행한 후 사용자의 얼굴을 등록한다. 만약 윈도 운영체제에 부팅 암호를 걸어두었다면 다음부터 PC 부팅 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대신 사용자의 얼굴을 노트북의 카메라에 인식시켜 로그인이 가능했다.


운영체제 부팅뿐 아니라 웹사이트의 로그인 역시 페이스 로그인 기능을 쓸 수 있다. 평소와 같이 웹 사이트의 로그인을 시도하면 페이스 로그인이 구동, 해당 사이트의 ID와 비밀번호를 안면인식과 연동시킬지를 물어본다. 이때 이를 수락하면 다음부터는 해당 사이트에 페이스 로그인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구글과 지메일, 다음 등의 대표적인 사이트가 페이스 로그인과 연동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온라인 게임 로그인 등 일부 서비스는 연동이 되지 않으므로 유의하자.
손짓으로 PC 제어하는 ‘제스처 컨트롤’

안면인식 기능 외에 AMD에서 강조하는 특화 기능은 각종 손동작을 이용해 PC의 기능을 조작하는 제스처 컨트롤(Gesture Control)이다. 이 역시 페이스 로그인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인식 장치 없이 카메라가 달린 APU 기반의 노트북이라면 이용 가능하다.


제스처 컨트롤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노트북을 구동, 화면(정확히는 카메라)을 향해 손가락을 올리니 제스처 컨트롤이 활성화되었다는 메시지가 화면 한 켠에 뜨며 마우스 커서가 손가락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파워포인트, PDF 등의 문서를 띄운 후 좌우로 손을 흔드니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문서의 다음 페이지, 혹은 이전 페이지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정 소프트웨어를 제스처 컨트롤과 연동하도록 설정도 가능하다. 애크로뱃 리더, 아이튠즈, 파워포인트, 윈도미디어플레이어 등이 특히 제스처 컨트롤과 상성이 좋은 편이다. 그 외에 윈도8의 메트로UI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점도 제스처 컨트롤의 눈에 띄는 점이다.
노트북 앞에서 손을 움직여 조작할 바에야 차라리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좀 더 빠르고 정확한 제어가 가능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은 마우스와 키보드 외에도 터치스크린, 터치패드 등 이미 다양한 입력 수단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제스처 컨트롤이 추가되어 사용자에게 또 한가지의 선택권을 제공해 주는 것은 분명 긍정적으로 볼만하다.
성능만 강조하던 과거와 살짝 달라진 최근의 PC진영
페이스 로그인과 제스처 컨트롤은 모두 카메라를 이용한 생체 인식 기능이며, 별도의 특별한 인식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페이스 로그인의 경우, 편의성 외에 보안성까지 함께 추구하는 솔루션 이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그 외에도 AMD는 신형 APU를 발표하며 음성인식으로 PC를 제어하는 기능 역시 탑재된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대표되는 신세대 스마트 기기들이 최근 IT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PC진영은 기존 PC의 고성능에 편의성을 더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의 눈길을 끌고자 노력하고 있다. AMD가 APU를 출시하며 성능을 강조하는 것 외에 보안 및 생체 인식 기능 등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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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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